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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부터 이정후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시애틀 선발 브라이언 우를 상대한 그는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왔다. 볼 2개를 골라낸 뒤 커트 후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이정후는 5구째 시속 97마일(약 156.1㎞)의 높은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밀어친 타구는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면서 외야로 향했고, 이정후는 2루로 향했다. 전날에 이어 또 2루타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앞선 경기와는 달리 4번 맷 채프먼이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회말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가 출루한 후, 이정후는 2번째 타석에서 우의 4구째 96.2마일(약 154.8㎞)의 속구를 받아쳤다. 이번에도 비슷한 코스로 내야를 넘어가면서 좌전안타가 됐고, 샌프란시스코는 1, 2루 기회를 잡았다.
2사 후 엘리엇 라모스의 적시타 때 2루로 진루한 이정후는 6번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좌중월 역전 3점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이 한방으로 샌프란시스코는 순식간에 4-2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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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4회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이날 이정후는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321에서 0.344로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신시내티와 개막전 무안타 이후 7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신고하면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날 3안타에 이어 또다시 멀티히트를 터트리면서 홈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날도 오라클 파크의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정후 리"를 연호하면서 응원을 전했다.
특히 이정후는 이날 두 번이나 90마일 후반대의 강속구에 밀리지 않고 페어 지역에 타구를 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패스트볼 상대 타율 0.236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는 시즌 초반이지만 잘 공략하고 있다. 시애틀 선발 우는 첫 두 타석에서 이정후에게 공 9개를 모두 95마일 이상의 패스트볼로 던졌다. 그러나 두 번이나 강속구가 공략당하자 5회 시애틀 배터리는 8구까지 가는 동안 단 2개의 패스트볼만을 던지며 전략을 바꿨다.
또한 2루타 머신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정후다. 올해 안타 11개 중 절반이 넘는 6개를 2루타로 만들면서 3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전날에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정후는 한 번도 놓친 적 없이 매번 타이밍이 좋았다"고 호평했다. 이어 "공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가운데로도 보내고, 좌중간으로도 날린다. 항상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우리가 왜 이정후를 잡았는지, 왜 3번 타자로 넣었는지에 대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7연승을 달리며 시즌 8승 1패(승률 0.889)를 기록, 같은 날 패배한 LA 다저스(승률 0.818)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1위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동점을 허용했지만, 9회말 대타 윌머 플로레스의 끝내기 안타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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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