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는 타격왕 후보" 美 시선 정확하네, 이정후 7G 연속 안타→2루타 ML 1위→'3-4-5 슬래시라인' 완성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4.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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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향한 야구 종주국 미국의 시선은 정확했다. 타격왕 후보 중 하나라는 평가가 결코 과대평가가 아니었다는 것을 이정후가 시즌 초반부터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삼진 1득점을 기록했다.


7경기 연속 안타와 함께 다시 한번 멀티히트를 작성한 이정후는 타율을 0.321에서 0.344(32타수 11안타)로 끌어올렸고 출루율을 0.387에서 0.400, 장타율을 0.500에서 0.531, OPS(출루율+장타율)도 0.887에서 0.931로 높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득점 생산력이 뛰어난 톱클래스 수준의 타자를 상징하는 3-4-5 슬래시라인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수치다.

시애틀 우완 선발 브라이언 우를 맞아 이정후는 1회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시속 97마일(156.1㎞) 하이 패스트볼을 때려냈다. 3루수 키를 넘긴 타구는 외야로 향했고 이정후는 2루까지 파고 들었다. 2경기 연속 2루타를 작성했다. 올 시즌 6번째 2루타로 벌써 지난해(4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4회말엔 무사 1루에 등장해 우의 96.2마일(154.8㎞)의 속구를 때려내 내야를 넘기는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올 시즌 3번째 멀티히트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좌중월 역전 3점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시즌 10번째 득점.


6일 경기에서 안타를 날리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6일 경기에서 안타를 날리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5회엔 우의 몸쪽 높은 체인지업을 공략했으나 타구는 우익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선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난해 시즌 초반 좀처럼 타구를 띄워내지 못하며 고전했던 부분도 개선됐다. 1회 2루타는 타구 속도는 70.5마일(113.5㎞)에 불과했으나 발사각 12도를 그리며 4회 안타도 타구 속도는 1회와 비슷했으나 17도의 각도로 내야를 훌쩍 넘어가는 타구로 안타로 연결됐다.

5회에도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타구는 워닝트랙까지 향할 정도로 힘이 실려 있었다. 지난 시즌 초반 타구를 띄우지 못해 땅볼 타구만 양산했던 것과는 또 발전한 부분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이정후의 시즌 초반 활약을 조명했다. "수술로 인해 오프시즌에는 이정후가 팀이 기대했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면서도 "불과 37경기 만에 그렇게 재능 있는 선수를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고 의심 어린 시선이 틀렸다는 걸 빠르게 증명했다. MLB 투수들에 대한 경험이 아직 많지 않음에도 올 시즌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밥 멜빈 감독도 이정후가 3안타를 때려낸 전날 경기 후 "정후는 한 번도 놓친 적 없이 매번 타이밍이 좋았다"며 "공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가운데로도 보내고, 좌중간으로도 날린다. 항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가 왜 이정후를 잡았는지, 왜 3번 타자로 넣었는지에 대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라고 칭찬했다.

슬라이딩을 하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슬라이딩을 하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SI는 이정후의 수비에 주목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글러브로 작년에 입은 부상의 후유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그가 (수비에서) 보여준 전력 질주와 노력은 그를 선수로서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지만 그런 플레이 스타일에는 어느 정도 위험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는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여전히 비슷한 수준의 공격적인 방식으로 수비를 하고 있고 이정후가 필드에서 놀라운 플레이를 하고 있기에 투수진은 분명 그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거기(수비)로 돌아가는 데 두려움은 없다"며 "워닝트랙은 넓고 패딩도 있다. 지금 당장은 전력을 다해 수비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매체는 "한국에서 그를 인기 있게 만든 플레이스타일은 자이언츠 팬들에게도 사랑 받을 것"이라며 "그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외야에는 이미 그에게 열광하는 팬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5-4로 승리하며 7연승을 달렸다. 8승 1패(승률 0.889)로 같은 날 패배한 LA 다저스(승률 0.818)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1위에 등극했다. 이 중심에 이정후가 있다.

이정후는 팀 내 타율과 2루타, 득점 1위, 최다안타 2위, 출루율과 장타율 3위 등 타선을 이끌고 있다. 내셔널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타율은 7위, 2루타는 1위, 득점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루타는 MLB 전체에서도 1위다. 개막을 앞두고 MLB닷컴은 이정후를 내셔널리그 타격왕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3년 연속 타격왕의 주인공인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에 이어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이상 LA 다저스) 등과 함께 득표했는데 이정후는 이러한 평가가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시즌 초반부터 스스로 증명해 나가고 있다.

펜스를 앞에 두고도 안정적으로 타구를 잡아내는 이정후. /AFPBBNews=뉴스1
펜스를 앞에 두고도 안정적으로 타구를 잡아내는 이정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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