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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정현우가 6일 NC전에서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정현우는 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01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5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 선발 데뷔전 승리였으나 122구를 투구하며 우려가 커졌던 상황이었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신인 데뷔전 최다 투구수 2위에 해당하는 기록(1위는 롯데 김태형의 135구, 1991년 4월 24일 OB전)이었을 정도.
2번째 등판이 계획됐던 지난 1일 경기가 뜻하지 않게 취소된 게 정현우에겐 쉬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홍원기 감독은 로테이션을 미루는 대신 정현우에겐 한 턴을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열흘을 쉬고 2번째 경기에 나선 정현우는 체력적인 면에선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경기 내용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날도 시작부터 볼넷으로 열었지만 권희동의 도루 시도를 포수 김재현이 완벽한 송구로 잡아내 주자가 사라졌다. 동시에 타자 김주원에겐 몸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박민우에겐 몸쪽 높은 코스로 달라붙는 시속 146㎞ 직구로 다시 한번 삼진을 낚았다.
2회에도 맷 데이비슨을 바깥쪽 꽉찬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작한 정현우는 박건우를 상대로 집요한 바깥쪽 승부를 벌이다 볼넷을 허용했으나 다시 한번 김재현이 박건우의 도루 시도를 저지하고 한재환에겐 바깥쪽 높은 직구로 1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해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엔 첫 타자 김휘집에게 높은 직구를 통타 당해 초대형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KBO 데뷔 후 첫 피홈런 이후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까지 김형준에게도 공략 당했다. 서호철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에서 권희동과 12구 승부 끝에 하이 패스트볼을 맞아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럼에도 김주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에도 데이비슨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길었던 이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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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김재현(왼쪽)이 정현우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5회에도 볼넷은 피할 수 없었으나 큰 위기 없이 막아내고 6회부터 오석주에게 공을 넘기고 물러났다. 야수진의 수비 도움 속에 사실상 1이닝을 삭제한 정현우는 6회말 타선이 2-2 동점을 만들며 패전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고무적인 건 정현우가 등판만 하면 야수진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홍원기 감독은 영건 투수들의 활약에 대해 "어린 투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 호수비가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며 "그런 수비들이 어린 투수들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투수로서 성장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팀의 발전을 위해서도 정현우를 비롯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선배들이 더욱 힘을 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탈삼진 능력은 여전했지만 지난 경기에 이어 제구 문제는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매 이닝 볼넷을 허용했다. 다행히도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지난 경기보다 훨씬 적은 점수를 주고도 불어난 투구수로 인해 5회를 끝으로 공을 넘겨야 했다.
향후에도 정현우의 몸 상태 등을 예의주시할 예정이다. 앞서 홍 감독은 "계속해서 투구수나 컨디션 체크를 할 것이며 또 다른 플랜도 가지고 있다"며 "올해 젊은 투수들을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더 일찍 엔트리에서 빼주면서 관리해줄 생각이다. 전반적인 플랜 자체를 그렇게 잡아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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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하는 정현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