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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초중반 타석에서는 상대 강속구 투수 헌터 그린에게 동료들이 막힌 사이 이정후도 힘을 내지 못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그는 4회에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하지만 이정후는 점점 100마일을 넘나드는 그린의 강속구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6회말 2사 후 윌리 아다메스의 안타로 만든 주자 1루 상황에 등장한 그는 그린과 3번째로 만났다. 볼 2개를 골라낸 그는 그린의 3구째 99.6마일(약 160.3km)의 낮은 패스트볼을 걷어올렸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쭉쭉 뻗어갔지만, 워닝트랙에서 우익수 블레이크 던이 처리하며 이닝의 마지막 타자가 됐다.
비록 외야뜬공이 됐지만, 이정후의 타구는 예사롭지 않았다. 비거리 384피트(약 117m), 타구 속도 103.7마일(약 166.9km)이 나온 이 공은 이날 경기에서 2번째로 멀리 날아갔고, 3번째로 빠른 타구였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기대 타율(xBA)은 0.850이었고,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9곳에서는 홈런이 됐을 타구였다.
오라클 파크는 개장 후 꾸준히 좌타자들에게 어려운 곳으로 악명이 나있다. 좌측 폴대부터 우중간 외야 펜스까지는 가운데가 평평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은 없다. 하지만 우중간부터는 급격히 안쪽으로 말려들어오며 타 구장과는 다른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좌측 폴대쪽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가 103m인 반면 우측은 94m로 매우 짧다. 하지만 왼쪽 펜스가 2.4m로 평범하지만 오른쪽은 7.6m로 세 배나 높다. 또한 우측 외야 바로 바깥에는 바다가 있어 해풍까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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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의 전경. /AFPBBNews=뉴스1 |
비록 '좌타자 지옥' 구장에 홈런을 빼앗겼지만 이정후는 의연했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 따르면 그는 "공격이나 수비에서 아직 오라클 파크에 익숙해지는 중이다. 지난 시즌에 많이 못 뛰어서 더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수비에서도 이정후는 구장에 적응해갔다. 1회초 선두타자 TJ 프레들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이어 5회초에도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빗맞은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했다. 까다로울 수 있는 타구였지만 이정후는 깔끔하게 잘 처리했다.
이에 이정후는 트라우마를 탈출한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해 5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1회초 펜스를 향해 몸을 아끼지 않고 날리는 수비를 펼치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결국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고, 재활에만 전념했다.
시즌 대부분을 날린 부상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었지만, 이정후는 의연했다. 미국 매체 KNBR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전혀 두려운 건 없다. 구단에서 비시즌 기간 펜스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주셨고 워닝트랙도 넓혀주셨다. 고맙게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더 자신있게 수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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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