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캡틴→아빠의 힘' 박지훈, 정관장 기적 이끈 비결 "곧 태어날 딸, 덕분에 저도 모르는 힘 나오더라"

원주=이원희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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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우 씨와 박지훈 부부. /사진=박지훈 SNS
장서우 씨와 박지훈 부부. /사진=박지훈 SNS
그야말로 아빠의 힘은 위대했다. 안양 정관장의 '캡틴' 박지훈(30)이 기적을 이끌었다.

정관장은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최종전 원주 DB와 원정 맞대결에서 78-67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관장은 25승29패를 기록, 6위를 지켜내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상대팀 DB에 6위를 내주는 것이었는데, 단두대 매치에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정관장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정관장은 8승23패, 한때 10연패 아픔까지 겪으며 리그 최하위(10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정관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또 외국선수 등 여러 영입을 통해 변화를 준 뒤 보란 듯이 연승을 거듭했다. 결국 정관장은 정규리그 최종전가지 DB와 치열한 6강 경쟁을 벌였고, 결국 최종 6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에 도전한다.

정관장의 기적의 발판을 마련한 건 '캡틴' 박지훈이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27초를 소화, 또 평균 13.0점, 4.2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 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커리어 초반 주로 식스맨으로 출전했던 박지훈은 지난 시즌부터 폭풍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더욱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부상자가 많은 어려운 팀 상황 속에서 주장으로 중심을 잡았다.


정관장이 하위권에만 머물던 시기에도 박지훈은 고개를 숙이는 대신, 치킨을 쏘는 등 선수단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려고 했다. 주장의 의무와 책임이었다.

여기에 박지훈을 일으켜 세운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다. 지난 2023년 대학여자농구선수 출신 장서우 씨와 결혼한 박지훈. 둘은 '선남선녀 커플'로 농구계에서 유명하다. 또 올해 여름이면 아주 예쁜 첫째 딸까지 태어난다.

박지훈은 "오는 7월말, 또는 8월초에 아기가 태어날 예정이다. 당연히 제게 큰 힘이 된다. 어디선가 저도 모르는 힘이 나온다"면서 "아내도 출산을 앞둔 힘든 몸으로 저를 응원하러 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힘이 들 때마다 정신을 다잡게 된다. 와이프에게도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포효하는 박지훈. /사진=KBL 제공
포효하는 박지훈. /사진=KBL 제공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박지훈, 또 정관장에도 잊을 수 없는 시즌을 만들었다. 박지훈은 6강에 성공한 뒤 "우승할 때도 좋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진출은 그때 기분을 다시 느끼는 것 같다. (감독님도 그랬지만) 저도 울컥했다. 올 시즌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올 시즌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팀 내부적으로는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저도 주장을 맡으면서 책임감이나 행동 하나, 말 하나를 신중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농구 인생에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관장의 6강 상대는 울산 현대모비스다.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하지만 박지훈은 놀라운 6강을 이룬 만큼 그 이상의 기적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박지훈은 "우리는 챔피언결정전까지 갔던 팀이다. 플레이오프 등 단기전에 약하지 않다는 믿음이 있다. 자신감 있게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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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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