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기록 한끗 차이 무산' KIA 에이스 36이닝 연속 무실점→ERA 0.36! "긴장할 정도로 제구 안됐는데..."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4.1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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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제임스 네일이 9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제임스 네일이 9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KBO 리그의 '레전드' 선동열(62)에 접근한 기록이었다.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제임스 네일(32)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이 마감됐다.

네일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KIA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초반 네일은 불안한 모습 속에서도 실점을 막았다. 1회 1사 후 고승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3번 빅터 레이예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후에도 전준우에게 4구를 내줬다. 그래도 김민성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어 2회에도 첫 타자 나승엽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곧바로 정훈을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첫 2이닝을 잘 넘겼던 네일은 결국 3회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선두타자 전민재를 안타로 내보낸 후, 황성빈의 유격수 땅볼 때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이어 고승민의 우전안타로 1, 3루가 된 가운데, 레이예스의 2루 땅볼 때 1루 주자만 잡히면서 3루 주자 황성빈이 홈을 밟았다.

이로써 네일은 올 시즌 20⅔이닝 만에 첫 자책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8월 13일 고척 키움전부터 이어졌던 연속 이닝 선발 등판 무실점도 36이닝에서 마감됐다. 이는 역대 KBO 리그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네일의 바로 앞에는 KIA의 영구결번인 선동열 전 감독이 위치하고 있다. 그는 선수시절인 지난 1986년 8월 27일 무등 빙그레전부터 1987년 4월 19일 무등 OB전까지 37이닝 연속 무실점(불펜 제외)을 기록 중이었다. 또한 이 부문 1위도 2012년 KIA 소속이던 서재응(현 NC 수석코치)이 8월 26일 대전 한화전부터 9월 30일 군산 롯데전까지 44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실점 이후로 네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4번 전준우에게 우익수 쪽 불운의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1, 3루가 됐다. 그래도 김민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이후 네일은 7회까지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KIA 제임스 네일.
KIA 제임스 네일.
이날 네일은 7이닝 6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0.36이었는데, 이는 0.00에서 오른 수치다. 타선이 2회 나성범의 투런포 등으로 필요한 득점 지원을 해주면서 네일은 시즌 2번째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이범호 KIA 감독은 "네일의 7이닝 호투가 빛났던 경기였다.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많은 이닝을 책임져 주어 불펜 운용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승리투수가 된 네일은 취재진과 만나 "사실 경기 초반에는 긴장할 정도로 제구가 잘 안 잡혔다. 그래도 중반 들어오면서 경기에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상깊었던 건 아웃카운트를 내 모든 구성을 사용해 잡았다. 또한 잘 던지지 않았던 슬로우커브를 통해서 아웃을 잡았던 게 마음에 들었다"고 얘기했다.

연속이닝 무실점에 대해 "지난 삼성전 때 한 기자가 말해주기 전까진 몰랐다"고 말한 네일은 "그런 결과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실점했다는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오늘 투구 중 좋았던 것도 많았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도 얘기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올해 김도영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며 어려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네일은 "빠진 선수가 그리운 건 맞다"면서도 "오늘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 필드에 서있던 9명의 야수들도 좋은 선수들이다. 어떨 땐 타격이 더 앞서고 어떤 날은 수비나 투구가 앞서는 날이 있는데, 이런 게 모이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KIA 제임스 네일.
KIA 제임스 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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