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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메가가 지난 6일 챔프전 4차전 승리 후 눈물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9일 정관장 관계자에 따르면 "메가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 나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로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팀의 주포로 맹활약했던 메가는 지난 시즌 7년 만에 봄 배구를, 올 시즌엔 13년 만에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놓은 뒤 홀연히 팀을 떠나게 됐다.
메가는 지난 두 시즌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사실상 정관장의 메인 공격수는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반야 부키리치(26·등록명 부키리치·세르비아)보다는 아시아쿼터 메가 쪽으로 더 무게가 쏠려 있었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팀들과 비교하면 엄청난 큰 영향력 차이가 나타났고 이는 팀 성적으로 직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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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정관장 감독(왼쪽)이 4차전 승리 후 메가를 안아주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초반엔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서는 생소한 선수로 눈길을 끌었지만 순식간에 엄청난 실력으로 리그 최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마케팅 효과도 상당했다. 성공적인 연착륙을 알린 메가는 인도네시아 내에 엄청난 V리그 열풍을 일으켰다. 일례로 '슈퍼스타' 김연경의 인천 흥국생명의 유튜브 구독자가 3만여 명에 불과하지만 정관장 채널은 무려 33만에 달했고 영상마다 인도네시아 팬들이 많은 댓글을 달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도 정관장은 압도적인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지난 시즌을 마친 정관장은 인도네시아 정부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올스타와 친선경기는 물론이고 만찬 등 극진한 대접을 받고 돌아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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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메가. /사진=KOVO 제공 |
특히 챔프전 4차전에선 성공률 47.37%를 기록하면서도 38점을 올려 승리를 이끌었는데 고희진 감독은 경기 후 "메가가 오른쪽 무릎이 안 좋다. 너무 많은 경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메가는 정말 위대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메가왓티는 V리그 역사에 기억될 이름"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메가도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나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선수들께도 감사하다"며 "염(혜선)언니는 세터로서 중요한 포지션이고 머리도 많이 써야하는데 나를 믿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싶다. 중요한 순간 포인트를 내야할 때 믿고 공을 주며 뒤에서 뒷받침 해줘서 더 빛날 수 있었다"고 끝을 암시하는 듯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승과 챔프전 MVP로 화려하게 커리어를 마무리한 김연경에게도 메가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다. 김연경은 우승 후 "메가가 그렇게까지 잘하는 선수였나 싶기도 했는데 작년에도 잘 했지만 올 시즌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했다"며 "우리나라 리그 자체의 수준도 많이 올려줬다. 메가의 활약에 많은 분들이 놀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우리 리그에서 뛰어서 그런 모습이 나와 좋기도 하지만 인도네시아 국가대표로 만나면 상당히 무서운 선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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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을 마치고 어깨에 아이싱을 한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메가. /사진=안호근 기자 |
남자친구는 종종 메가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한국 땅을 찾았고 이번 챔프전에서 고희진 감독은 이를 메가가 더 힘을 낼 수 있는 계기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거동이 편치 않은 어머니는 이야기가 달랐다. 메가는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에서 뛰는 걸 고려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가와 공존을 위해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하며 '천재'라는 평가를 받은 부키리치도 한국을 떠난다. 정관장 관계자는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이탈리아로 떠난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새 시즌 전력 보강이 전력에 크나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11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진행되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중요해졌다. 메가와 같은 선수를 찾는 게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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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리치. /사진=KOV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