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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시티 커넥트 유니폼을 입은 모습.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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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
미국 매체 ESPN은 1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2025시즌 첫 2주 활약을 바탕으로 몇 가지 대담한 예측을 내놓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예측이 바로 이정후의 시즌 성적과 관련된 항목이었다.
이정후는 ESPN의 예측이 나오기 전까지 시즌 성적 10경기 타율 0.300, 출루율 0.349 장타율 0.450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의 선두 경쟁을 이끌고 있었다. ESPN은 "이정후는 올해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수상하고 MVP 투표 상위 5위 안에 들 것"이라면서 "그의 신인 시즌은 37경기 만에 부상으로 중단됐고, 만약 15타석만 덜 나왔다면 여기에 올해의 신인상 수상도 예측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거는 이정후의 타격 스타일과 타순이었다. 이정후는 뛰어난 선구안과 절정의 타격 기술로 미국 진출 당시부터 메이저리그 3년 연속 타격 루이스 아라에즈(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비교됐다.
미국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지난해 1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삼진율이 8.2%로 아라에즈의 4.3%의 뒤를 이었다. 헛스윙률도 아라에즈의 6.9%,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8.2%에 이은 3위다. 또한 존으로 들어오는 공의 헛스윙 비율(6%) 5위, 존 바깥 공에 대한 헛스윙률(19.1%) 2위, 존 내부 콘택트 비율 4위(93.4%), 존 바깥 콘택트 비율 4위(79.4%) 등으로 콘택트 능력과 관련한 모든 수치에서 리그 최상위권으로 평가할 만한 수치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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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시티 커넥트 유니폼을 입은 모습.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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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사실 이정후의 타격왕을 예측한 건 ESPN이 처음이 아니다.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은 꾸준히 인정받았고, 타격왕 자체도 아라에즈가 아니라면 매해 수상자가 달랐을 만큼 변수가 많은 타이틀이다.
하지만 이정후가 내셔널리그에서 MVP 투표 5위권에 든다는 예측은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다. ESPN도 이 점을 "이번 예측의 정말 화끈한 부분은 이정후의 MVP 가능성"이라고 정확히 짚으면서 "이정후가 MVP 5위 안에 든다는 건,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LA 다저스), 후안 소토, 프란시스코 린도어(이상 뉴욕 메츠),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슈퍼스타들 중 4명만이 이정후보다 좋은 시즌을 보낸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플로리다 여름의 오후 햇볕처럼 뜨거운 예측"이라고 전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현재로선 순항 중이다. 이날 이정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샌프란시스코의 8-6 역전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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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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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샌프란시스코의 득점마다 활로를 연 것이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서 우전 안타를 때려냈고 4득점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7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생산했다.
커리어 첫 4안타 경기를 아쉽게 놓쳤다. 이정후는 6-6 동점인 9회말 1사에서 이안 기보트의 바깥쪽 직구를 좌중간 외야로 날렸다. 하지만 이 공을 좌익수 윌 벤슨이 다이빙 캐치로 처리하면서 안타를 빼앗겼다. 이후 연장 10회말 야스트렘스키가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 샌프란시스코가 승리하면서 이정후의 3안타는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이로써 이정후는 11경기 동안 타율 0.333(45타수 15안타), 4타점 11득점 3도루, 출루율 0.375 장타율 0.533으로, 홈런 없이 OPS(출루율+장타율) 0.908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왜 자신이 홈런 없이 3번 타자와 MVP 후보로 언급됐는지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