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욕설 퇴장, 핵심은 '타임 선언 시점'... 심판진 "2루 송구 때 플레이 끝났다, 염 감독이 오해한 듯" [잠실 현장]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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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염경엽 감독(왼쪽)이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심판진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LG 염경엽 감독(왼쪽)이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심판진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이 분노의 항의 끝에 사령탑으로서 올 시즌 KBO 리그 2호 퇴장을 당했다. 심판의 페어 선언 시점에 대한 의견 차가 문제의 핵심이었다.

LG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에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의 LG는 13승 2패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두산은 3연패에 빠지며 7승 10패로 하위권으로 처졌다.


이날 경기 결과보다 더 관심을 모은 장면은 LG가 1-2로 지고 있는 5회말이었다. 문성주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1사 1루에서 이주헌의 타구가 3루로 향했다. 빠른 타구에 두산 3루수 강승호가 다이빙 캐치를 했으나, 한 번에 잡지 못했다.

이때 김갑수 3루심은 페어를 선언했고 강승호는 2루를 향해 던졌다. 동시점에 2루로 향하던 1루 주자 문성주는 노바운드로 잡혔다고 판단한 탓인지 1루로 귀루했다. 그 사이 타자 주자 이주헌도 진루해 1루에만 두 명의 LG 선수가 있게 된 상황. 두산은 2루수 박계범이 1루의 양석환에게 볼을 돌려 후속 플레이를 일단 진행했다. 1루수 양석환은 문성주와 이주헌을 태그했다.

여기서 이주헌은 다시 방망이를 들고 타석 쪽으로 돌아가려 했다. 파울로 착각한 듯했다. 그러자 두산 이승엽 감독이 더그아웃을 나와 항의했다. 심판진은 볼 데드 상황이었다고 설명한 뒤 1루 주자 문성주가 포스 아웃돼 이주헌이 1루에 있는, 2사 1루를 선언했다.


이번에는 LG 염경엽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염경엽 감독은 두 팔을 들어 심판의 제스처에 대해 항의를 했다. 설전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은 심판진에 욕설했고, 배병두 주심은 이를 이유로 퇴장을 명령했다.

문성주(가운데)가 11일 잠실 두산전 5회말 1사 1루에서 심판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문성주(가운데)가 11일 잠실 두산전 5회말 1사 1루에서 심판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가 설명한 염경엽 감독의 입장은 이러했다. 3루심이 페어 선언을 한 것까지는 염 감독과 심판진의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이주헌의 타구가 강승호의 글러브에 맞고 튕겨 나오는 과정에서 공이 파울 라인 밖으로 향했다.

더그아웃에 있던 염 감독은 이때 3루심이 두 팔을 들었다고 보고, 이것을 파울로 정정하는 제스처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심판진에게 판정이 번복됐는데 파울이라고 한 것이냐 물었고, 심판진은 파울이 아닌 타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염 감독은 인플레이 상황에서 어떻게 심판이 타임을 할 수 있냐고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격해진 것이었다.

경기 후 만난 심판진은 3루심이 두 팔을 든 시점부터 재확인시켜줬다. 대기심이었던 최수원 심판은 취재진과 만나 "타구가 페어가 됐고 (3루수가) 2루에 송구해 아웃 판정이 났다. 여기서 플레이가 종료됐다. 이때 상황을 중지시키려면 타임을 걸어야 했다. 그런 상황인데 염경엽 감독이 뭔가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판진은 심판들이 팔을 들어 타임을 부른 시점이 2루에 공이 도착했을 시점이라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한 염 감독이 심판진에게 들었다고 말한 "인플레이 도중에 타임을 걸 수 있다"는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정정을 요구했다.

최수원 심판은 "(염 감독의 말은) 처음 듣는 이야기다. 인플레이 중에 타임을 건 적도 없고, 그 어느 심판도 인플레이 중에 타임을 걸어도 된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며 "아까 그 플레이는 (강승호가) 2루에 던졌을 때 끝났다. 더 이상 플레이가 이뤄질 수 없을 때 타임을 거는 것이고, 이것은 심판이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영상에도 정확히 나와 있다. 3루심은 페어를 선언했고, 공을 놓친 강승호가 다시 잡아 2루에 던질 때까지 3루심은 가만히 있었다. 2루에서 플레이가 끝날 때까지 정지시킨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2루심이었던 권영철 심판도 부연 설명을 했다. 권영철 심판은 "(강승호의 송구로) 2루에서 포스 아웃된 뒤에 1루를 봤다. 플레이가 끝까지 이뤄지고 멈춰야만 심판이 타임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멈췄으면 심판은 끊어줘야 하고 내가 타임을 걸었다"고 말했다.

방송 중계 화면에서는 3루심이 타임을 선언하는 모습이 잡히지 않아 혼란이 더해졌다. 당시 상황이 담겨있는 영상을 확인한 KBO는 "타자가 1루를 밟아 플레이가 모두 끝난 뒤에 심판진이 타임을 선언하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LG 염경엽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LG 염경엽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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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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