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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케이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케이브는 올 시즌 두산이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에 영입한 좌투좌타 외야수다. 2018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케이브는 7시즌 통산 523경기에서 45홈런을 때려내 주목받았다. 영입 당시 두산은 "케이브는 강한 손목 힘에서 나오는 빠른 배트 스피드가 장점인 메이저리그 수준의 외야수"라며 "또한 잠실야구장을 커버할 수 있는 외야 수비 능력과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개막 후 몇 경기는 그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시범경기 9경기 타율 0.240(25타수 6안타) 1타점에 그쳤고, 정규시즌에서도 8경기 타율 0.214(28타수 6안타)에 장타는 2루타 3개에 머물렀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31일에는 감기, 몸살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웬만한 컨디션 저하로는 1군 엔트리 말소가 되지 않기에, 당시 케이브가 얼마나 아팠는지 궁금해하는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복귀 후 활약을 타구질을 보면 두산이 왜 그를 푹 쉬게 배려했는지 이해될 정도다. 두산이 2-7로 패한 10일 잠실 한화전서 케이브는 홀로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팀 안타(4개)의 절반을 차지했다. 타구질도 뛰어나서 1회초 첫 타석에서는 잠실야구장 우측 펜스 상단을 맞고 나오는 홈런성 안타를 때려냈고, 4회초에는 대형 2루타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케이브의 타구에 7⅔이닝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던 한화 에이스 라이언 와이스도 경기 후 "정말 좋은 타자다. 1회 타구는 정말 넘어가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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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케이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ㅍ |
경기 전 두산 이승엽 감독의 믿음대로였다. 이승엽 감독은 "케이브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열흘 만에 복귀해 첫 경기도 잘 치렀고, 부담을 내려놓은 것이 보였다. 본인도 조금 편해지지 않았나 생각하고 2번 타순에서 중심 타선에 연결해 주는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이어 "또 워낙 열정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팀 전체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팀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느 국내 타자 못지않았다. 몸살로 지난달 31일 1군에서 말소된 케이브가 퓨처스팀이 있는 이천 베어스 파크에 머문 건 고작 이틀이었다. 8일 합류해 지명타자로 2군 경기에 나섰고, 9일 외야 수비로 나선 뒤 10일 1군이 있는 잠실로 합류했다.
하지만 2군 합류 이틀 만인 9일 오전, 퓨처스팀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커피 150잔을 돌려 소소한 감동을 줬다. 두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케이브는 퓨처스 선수단 및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곧 한국에서는 커피차를 돌리는 것이 하나의 문화라는 것을 듣게 됐고, 커피차 소환을 결정했다. 이에 두산 퓨처스팀 관계자도 "외국인 선수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대접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케이브의 정이 느껴졌다. 마시고 힘내겠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케이브는 "퓨처스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고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커피차를 주문했다. 큰 건 아니지만 마시고 힘을 내길 바란다. 회복이 잘된 만큼 잠실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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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제이크 케이브가 이천 베어스 파크에 보낸 커피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