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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유성(맨 오른쪽)이 12일 잠실 LG전에서 4회말 교체되고 있다. |
이승엽(49) 감독도 오죽했을까. 농담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것이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현주소다.
두산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LG 트윈스에 0-4로 패했다. 4연패에 빠진 두산은 7승 11패로 하위권으로 처졌다.
시작부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상대는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LG에 선발 투수조차 리그 에이스급 활약을 보여주는 요니 치리노스였기 때문. 그에 반해 두산이 내세운 선수는 5선발 김유성이었다. 김유성은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올해 3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79를 기록했다. 6⅓이닝 8탈삼진으로 구위는 확실했으나, 7사사구(6볼넷 1몸에 맞는 볼)에서 보이듯 제구가 문제였다.
경기 전 두산 이승엽 감독은 "항상 말씀드리지만, (김)유성이는 스트라이크 비율만 높아진다면 아주 훌륭한 선수다. 타자와 싸우기 전에 본인과 싸움에서 지니까 자꾸 상대와 싸워보지도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얼마만큼 본인의 공을 마운드에서 주눅들지 않고 던지느냐가 포인트다. 지금 스트라이크 비율로는 가지고 있는 구위를 100% 발휘하지 못한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던지다 보면 달라질 수 있을 텐데, 나는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을 심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소망과 달리, 김유성은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1회말 신민재에게 9개의 공을 던진 끝에 볼넷을 줬고, 오스틴 딘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문보경을 12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2~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는 등 장점도 보여줬으나, 그 모습이 오래 가지 못했다. 4회 김현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문보경에게 0B2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오지환, 문성주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에는 박동원을 맞혀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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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가 12일 잠실 LG전에서 볼넷을 주고 아쉬워하고 있다. |
단순히 LG 타선이 강해서만은 아니었다. 두산은 한화 이글스와 이번 주 주중 홈 3연전에서도 16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1승 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 하필 지난 9일 경기에서는 1선발 콜 어빈마저 6이닝 4사사구 8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렸다. 이날 경기까지 두산이 이번 주 소모한 투수 숫자만 30명으로 한 게임 운영도 어려운 현실을 보여줬다.
그에 반해 한화는 문동주-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진을 내세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가 더욱 대비됐다. 이러니 연패와 안 좋은 흐름을 끊어줄 토종 에이스 곽빈이 더욱 생각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며 두산의 미래로 떠오른 곽빈은 지난달 19일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발생한 왼쪽 내복사근 부분 손상으로 현재까지 개점휴업 상태다.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현재는 이천이 아닌 잠실에서 1군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는 상황.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곽빈과 이야기를 나누며 컨디션을 확인했다. 이승엽 감독은 "(곽)빈이에게 '(현재 1선발들이 4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열 게임 안에는 돌아오냐'라고 물었는데, 빈이가 '열 게임까진 안 걸립니다'고 말하더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오면 좋겠지만, 빈이는 우리 팀 에이스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주부터는 캐치볼도 들어가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서두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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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