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뉴욕 베어 물었다" 드디어 홈런포도 터졌다, '타율 0.340-OPS 1.000' NL 6위-9위 점프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4.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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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2일 양키스전 1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2일 양키스전 1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컨택트 능력은 의심할 것도 없었고 2루타도 메이저리그(MLB) 최상위 수준이었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단 하나 아쉬웠던 건 홈런포였다. 이제 그 갈증까지 해소했다. 이정후가 완벽한 3번 타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정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5 MLB 방문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스리런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2볼넷 3타점 1득점 활약하며 팀의 9-1 대승을 견인했다.


뉴욕 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인해 경기가 지연 시작된 탓일까. 양키스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이 시작부터 흔들렸다. 빅리그에서 87승을 거둔 베테랑 우완 투수지만 1회초 선두타자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에게 2루타, 윌리 아다메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정후와 상대했다

초구 몸쪽 직구에 욕심을 냈던 이정후는 헛스윙을 했지만 이내 숨을 골랐다. 높은 볼 하나를 지켜본 이정후는 3구 시속 89.4마일(143.9㎞) 싱커를 강타했고 타구는 100.5마일(161.7㎞)의 빠른 속도로 118m를 날아가 양키 스타디움 우중간 담장 너머로 향했다.

이정후가 양키스전 1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정후가 양키스전 1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양키 스타디움 첫 경기, 첫 타석에서 만들어낸 올 시즌 첫 대포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6년 1억 1300만 달러(1610억원)에 초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지난해 37경기 만에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동부 원정을 떠나기도 전에 시즌을 마감했다.


미국 야구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이 곳에선 이정후는 긴장하지 않고 최근 기세를 살려 대포를쏘아올렸다. 지난해 4월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356일 만에 날린 빅리그 통산 3번째 홈런이다.

MLB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이정후가 뉴욕을 한 입 베어 물었다(Jung Hoo Lee takes a bite of the Big Apple)"고 평가했다. 뉴욕을 상징하는 '빅 애플'을 이정후가 제대로 공략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이정후의 한 방은 결정적이었다. 이후 2점을 더 낸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2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이후 볼넷 2개를 더 얻어 3출루 경기를 완성시켰다.

홈런을 날린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홈런을 날린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경기는 막판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어진 볼넷으로 2루, 3루까지 향한 뒤 1사 만루에서 윌머 플로레스의 투수 땅볼 타구 때 발 빠른 움직임으로 추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폭투와 적시타로 2점을 더 냈고 이정후는 6회초에도 무사 1,2루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밀어내기 볼넷에 일조했다.

6회초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6회 강우 콜드로 승리를 거뒀다.

완벽한 이정후의 성적이다. 시즌 12번째 경기에 나선 이정후는 타율을 0.333에서 0.340(47타수 16안타)로, 출루율은 0.375에서 0.404, 장타율은 0.533에서 0.596으로 끌어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00에 진입했다.

최다안타(16개), 2루타(7개), 득점(13점)에서 1위에 팀 내 1위에 올라 있고 도루(3개)와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2위에 랭크돼 있을 만큼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2루타는 7개로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타율과 OPS는 내셔널리그에서 각각 6위와 9위까지 올라섰다.

홈런 후 세리머니를 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홈런 후 세리머니를 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경기 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감독은 양키스타디움 데뷔전에서 해낸 성과에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공을 세게 치고 있다"며 "그는 필드 전체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 안타를 치고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작년엔 특히 미국에서 경기를 거의 뛰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좋은 출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는 잘 지내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3번 타순에서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운영하고 수비를 하는 등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컨택트 실력은 샌프란시스코 3번 타자로서 이례적인 위협을 안겨주고 있다"며 "좌타자인 이정후는 양키스타디움의 우익수 담장을 최대한 활용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30개 구장 중 10개 구장에서 홈런이 되는 타구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완벽한 활약 속에 마수걸이 홈런까지 장식한 이정후는 "한국이었다면 취소됐을 경기다. 한국은 비로 인한 경기 취소가 잦다"며 "스트로먼이 커터와 싱커를 많이 던질 줄 알았다. 초구 커터가 들어오고 두 번째 싱커처럼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쳤을 때 바로 그 곳에 던질 것이라 느꼈다"고 홈런 상황을 돌아보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홈런을 날린 이정후(오른쪽)가 플로레스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홈런을 날린 이정후(오른쪽)가 플로레스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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