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고 있는 김혜성. /사진=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공식 SNS |
COMET. 한국말로 혜성이다. 김혜성(26)이 몸담고 있는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 오클라호마시티의 이름이 바로 COMETS라는 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김혜성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라운드락의 델 다이아몬드에서 열린 라운드락 익스프레스(텍사스 레인저스 산하)와 2025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미국 진출 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김혜성은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의 2구째 한가운데 싱커를 공략해 타구 속도 103.4마일(166.4㎞), 비거리 120m의 우중월 선제 솔로포를 장식했다.
이후 안타가 나오진 않았으나 이날 장타력을 과시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김혜성에겐 충분한 의미를 지니는 경기였다.
시즌 타율은 0.292에서 0.283(53타수 15안타), 출루율은 0.358에서 0.345로 내려섰지만 장타율은 0.479에서 0.509로 올라 OPS(출루율+장타율)는 0.854가 됐다.
![]() |
김혜성. /사진=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홈페이지 |
그리고 혜성들이라는 이름을 가진 새 팀에서 빠르게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홈런은 없었지만 2루타를 7개나 날리며 퍼시픽 코스트리그에서 2루타 공동 1위를 달리던 김혜성은 이번엔 홈런까지 터뜨리며 콜업을 위한 부족했던 2%까지 메웠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김혜성과 코메츠의 남다른 케미스트리에 대해 조명했다. 이는 MLB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위치 타자이자 뉴욕 양키스의 전설로 꼽히는 미키 맨틀과 연관이 있다. "오클라호마시티 트리플A팀은 이번 시즌 전부터 미키 맨틀을 기리기 위해 코메츠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오클라호마 출신이라는 점과 그의 뛰어난 재능을 기념해 '커머스의 혜성(Commerce Comet)'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었으며 그 별명은 그의 고향 커머스와 그의 우주적인 재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우연을 넘어 필연적인 것처럼 혜성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선수와 인연을 맺게 됐다. MLB닷컴은 "김혜성은 코메츠에서 팀 생활을 시작했다. 운명이 좌우하는 일인 셈"이라며 "100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조명했다.
그리고 이날 MLB닷컴은 "김혜성은 미국 무대 첫 홈런을 치며 맨틀의 모습을 재현했다. 김혜성은 텍사스 상공을 배경으로 순간적으로 혜성처럼 보일 만한 홈런을 날렸다"며 "지난해 개인 최다인 11홈런을 기록한 그는 또 다른 야구 전설 놀란 라이언의 이름을 딴 익스프레스라는 팀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 |
시범경기 때 타격을 하고 있는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김혜성이 코메츠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콜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다저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다저스 웨이는 최근 "다저스는 수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김혜성의 콜업을 기회로 삼아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매체는 "김혜성은 최근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중견수로 더 자주 선발 출장하고 있다. 아마도 타격이 준비되면 앤디 파헤스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저스는 김혜성의 콜업을 베츠의 유격수 생활을 끝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김혜성과 토미 에드먼은 다저스의 수비 만능 선수이며 둘 다 유격수와 중견수를 오갈 수 있다"고 전했다.
파헤스는 지난 7일까지 타율 0.118로 부진하며 김혜성과 교체될 가장 유력한 선수로 꼽혔으나 9일과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연이틀 홈런을 터뜨리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12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다시 부진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159(44타수 7안타). 팀 내에서 2번째로 많은 18개의 삼진을 당했을 만큼 컨택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지만 일발장타 능력을 뽐내며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이날 김혜성도 홈런을 날릴 수 있는 파워를 갖췄다는 걸 증명했다. 김혜성의 콜업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 |
시범경기 때 김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