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한국이면 취소될 날씨인데..." 4℃ 저기온+비 내리는 데도 마수걸이포 '쾅', 감독도 "정말 멋져" 칭찬세례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4.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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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1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1회초 3점 홈런을 터트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가 1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1회초 3점 홈런을 터트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KBO 리그에서는 '우중전'을 많이 겪지 않았을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빗속에서 홈런포를 터트렸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2일(한국시간) "이정후는 고국 한국에서 비 오는 날 경기할 일이 거의 없었기에 오늘 경기가 더욱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날 이정후는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5 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2볼넷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게임이 열린 뉴욕 지역에는 이날 많은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해 시작도 26분 지연됐다. 여기에 4℃의 차가운 공기와 여전히 내리는 비는 악재였다. 하지만 이정후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1회초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2루타와 윌리 아다메스의 볼넷으로 샌프란시스코는 시작부터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초구에 헛스윙을 했지만 다음 공을 지켜봤다. 그리고 3구째 시속 89.4마일(143.9㎞) 싱커를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타구 속도 100.5마일(161.7㎞)의 총알 같은 속도로 날아가 118m를 비행했다.


이 홈런은 이정후의 올 시즌 첫 홈런이자 빅리그 통산 2번째 아치였다. 또한 생애 처음으로 양키 스타디움 경기에 출전한 그의 첫 대포이기도 했다. 홈런임을 확인한 이정후는 오른손을 들어 기쁨을 드러냈고, 더그아웃의 동료들도 환호했다.

이정후가 1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1회초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정후가 1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1회초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2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던 이정후는 이후 두 차례 볼넷으로 나가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팀도 9-1 6회 강우콜드 대승을 거둬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12경기 타율 0.340(47타수 16안타), 1홈런 7타점 13득점, 출루율 0.404 장타율 0.596, OPS 1.000이 됐다. 팀 내 최다안타(16개), 2루타(7개), 득점(13점) 1위에 올라 있다. 2루타는 7개로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타율과 OPS는 내셔널리그에서 각각 6위와 9위까지 올랐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의 양키 스타디움 데뷔전에 대해 "정말 멋지다"고 얘기했다. 멜빈 감독은 "이곳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거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도 어려운 상황에서 바로 홈런을 쳤다"고 칭찬했다.

이정후는 날씨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KBO 리그였으면 이런 날씨에서 아예 경기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KBO에서는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비가 그칠 때까지 3시간씩 기다리는 일도 많다. 웬만해서는 강우콜드도 흔하게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KBO 리그는 이정후의 홈런이 나온 이날도 2경기(광주 SSG-KIA전, 수원 삼성-KT전)가 순연됐고, 한 경기(사직 롯데-NC전)는 8회 강우콜드로 끝났다.

여기에 이정후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뛰었던 서울 고척 스카이돔은 돔 구장이어서 우천취소를 겪을 일도 없었다. 그렇기에 이런 날씨에 경기를 하는 게 낯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굴하지 않고 홈런포를 터트렸다.

이정후(오른쪽)가 2023년 고척 스카이돔 최종전에서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정후(오른쪽)가 2023년 고척 스카이돔 최종전에서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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