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의 거리 27m→0m' LG 전·현직 캡틴이 머리를 맞댔다, 잠실서 '불가능했던' 진풍경 어떻게 탄생했나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4.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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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이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결승타로 팀을 승리로 이끈 뒤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오지환이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결승타로 팀을 승리로 이끈 뒤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전 LG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가 지난해 7월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자신의 고별식에서 단상인터뷰 후 내려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전 LG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가 지난해 7월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자신의 고별식에서 단상인터뷰 후 내려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지난해 KBO 리그 천만 관중의 주역 LG 트윈스 전·현직 캡틴들이 잠실야구장에서는 불가능했던 장면을 탄생시켰다.

지난 4월 11~12일 LG 트윈스가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에 승리한 직후, 그들의 홈구장 잠실야구장에서 보기 드문 진풍경이 연출됐다. 경기 직후 평소 선수와 관계자들만이 다닐 수 있는 통로에 10~20명의 팬이 두 명씩 짝을 지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이닝 이벤트 당첨자들로, 선수들의 방송사 수훈 선수 인터뷰와 단상 인터뷰가 끝나자 질서 있게 그라운드 안쪽으로 입장해 11일 박동원, 12일 오지환을 차례로 만났다. 한 명씩 수훈 선수와 인사를 나눈 뒤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앞으로 LG가 주말 홈경기에 승리할 때마다 볼 수 있을 풍경이다.

그동안 LG 선수들은 홈경기 승리 시, 1루 관중석과 약 27m가량 떨어진 그라운드 내 간이 단상에 올라 팬들과 소통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재치 있는 진행과 선수들 특유의 입담으로 팬들을 웃고 울렸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했다. 최근 구장들과 달리 잠실야구장은 그라운드에서 관중석까지 직행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 수훈 선수가 팬들을 배경으로 찍는 기념사진은 거의 보기 힘들었다.

LG 주장 박해민(오른쪽).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주장 박해민(오른쪽).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오지환(가운데).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오지환(가운데). /사진=LG 트윈스 제공
여기서 현 주장 박해민(35)과 전 캡틴 오지환(35)이 머리를 맞댔다. 박해민은 전 소속팀 시절 응원 단상 이벤트가 익숙했던 선수였기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 오지환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지난해 홈에서만 139만 7499명(평균관중 수 1만 9144명)을 동원하며 KBO 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가능케 한 LG 팬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12일 잠실 두산전을 마치고 만난 오지환은 "평소 (박)해민이 형이 선수들에게 팬서비스를 정말 많이 강조했다. 또 지난해 KBO 리그가 천만 관중을 동원했다 보니, 우리부터 팬들에게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민이 형 덕분에 진행될 수 있었던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에 박해민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오)지환이가 처음으로 제안했다. 나를 비롯한 선수단이 좋은 의견이란 것에 동의했다. 어떻게 팬들과 더 소통하고, 팬들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를 선수단이 함께 고민했다.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이러한 형식이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이 모였다. 그렇게 나온 얘기를 주장인 내가 대표로 마케팅팀과 이야기한 것뿐이다. 선수들 모두의 의견이었다"고 답했다.

팬들을 위해 시작된 이벤트가 선수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됐다. 오지환은 "그동안 퇴근길에는 인파가 몰리다 보니 팬서비스를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는 선수들도 내가 무언가 해드렸다는 느낌도 나고 팬분들 입장에서도 더 기억에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번이 처음이라 팬분들과 만나며 내내 기분이 좋았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걸 해보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LG 트윈스 팬들이 잠실야구장에서 응원 중이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팬들이 잠실야구장에서 응원 중이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팬들이 잠실야구장에서 응원 중이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팬들이 잠실야구장에서 응원 중이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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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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