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이끈 박형식, 종영 소감 "아쉬움·미련 多..계속 살 빠져"[일문일답]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5.04.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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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형식이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진행된 금토드라마 '보물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물섬'은 2조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베팅 복수전을 담은 작품이다. 2025.02.21 /사진=김창현 chmt@
배우 박형식이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진행된 금토드라마 '보물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물섬'은 2조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베팅 복수전을 담은 작품이다. 2025.02.21 /사진=김창현 chmt@
박형식이 '보물섬'의 마지막을 완벽하게 책임지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극본 이명희·연출 진창규)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권력과 욕망, 복수의 소용돌이를 숨가쁘게 질주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온 '보물섬'의 중심에는 단연 박형식이 연기한 '서동주'가 있었다. 박형식은 서동주를 단단하고 묵직하게 구축하며 배우로서의 깊이와 내공을 확실하게 증명해냈다.


'대산맨'으로서 성실하게 출세의 사다리를 오르던 서동주는 비선 실세 염장선(허준호 분)의 2조 원대 정치 비자금을 해킹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기 시작했다. 죽음의 문턱을 수차례 넘고, 친누나처럼 의지하던 수녀 아녜스(한지혜 분)를 비극적으로 잃은 데 이어, 끝내는 생부 허일도(이해영 분)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는 파국으로 내던져졌다. 스펙터클한 복수극의 중심에서 박형식은 탄탄한 캐릭터 몰입으로 서동주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완성하며 '보물섬'의 중심을 지켰다.

여기에 격렬한 액션과 해상 수영, 고압적인 물고문, 총격까지, 박형식은 극한의 상황을 대역 없이 맨몸으로 소화하며 '보물섬'의 텐션을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서동주를 치열하게 연기하며 선한 인상 속 날카로운 복수자의 얼굴을 새겨낸 박형식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멜로, 사극, 로맨틱 코미디, 법정물, 좀비 아포칼립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온 그는 이번 '보물섬'을 통해 더할 나위 없이 깊고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12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마침내 서동주가 염장선의 모든 악행과 추악한 민낯을 세상에 드러내며 무너졌던 인생의 바닥에서 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 감정을 앞세우지 않은 차갑고도 치밀한 설계로 염장선에게 고립과 무력감을 안기는 서동주의 방식은 그야말로 '죽이지 않고 완전히 무너뜨리는' 통쾌한 응징이었다. 이로써 서동주가 모든 것을 걸고 맞선 복수극은 의미 있는 마침표를 찍었고, 박형식이 완성한 '보물섬'의 묵직한 엔딩은 안방극장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박형식은 종영 소감에 대해 "촬영 기간은 타 드라마들과 비슷했지만 체감상 훨씬 길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처절한 동주의 삶을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벅찰 때가 있었어도 긍정적이고 열정 가득한 '보물섬' 팀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이제 '보물섬'과 동주를 떠나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던 만큼 아쉬움과 미련이 크게 남는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먹어도 계속 살이 빠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동주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사람이 현실에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존재한다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촬영 막바지에는 허준호 선배님께서 '애 피골이 상접했네. 형식아, 작품 끝나면 몇 달 여행 다녀와서 푹 쉬어라'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박형식은 '보물섬' 속 서동주의 엔딩에 대해서는 "동주를 잘 떠나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홀가분한 감정이 들었다. 그동안 동주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요트 위 동주의 엔딩 신이 실제로도 '보물섬'의 마지막 촬영 날이기도 했습니다. "컷!" 소리와 함께 모두가 고생했다고 인사를 나누고 감독님을 비롯한 배우, 스태프분들과 함께 그동안의 일들을 되새기듯 노을을 바라보며 서 있었던 그 순간의 정적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형식은 폭넓은 감정선과 밀도 높은 연기로 서동주의 거대한 감정 스펙트럼을 오롯이 담아내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각인했다. '보물섬'으로 자신의 깊이와 무게를 증명해낸 박형식을, 다음엔 또 어떤 얼굴로 만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박형식은 봉인된 힘을 깨우려는 악의 무리를 상대로 벌이는 거대한 전투를 그린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 '트웰브'로 돌아올 예정이다.

박형식 / 사진=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박형식 / 사진=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이하 박형식 일문일답 전문.







Q. '보물섬'이 어제부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서동주와의 작별을 맞이한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긴 여정을 마친 지금 '보물섬'과 서동주를 떠나보내는 소감이 어떤가.

= 촬영 기간은 타 드라마들과 비슷했지만 체감상 훨씬 길게 느껴졌던 작품이었습니다. 처절한 동주의 삶을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벅찰 때가 있었어도 긍정적이고 열정 가득한 '보물섬' 팀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보물섬'과 동주를 떠나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던 만큼 아쉬움과 미련이 크게 남습니다.

Q. '보물섬'이라는 드라마와 서동주라는 캐릭터에 끌린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점이 박형식의 마음을 사로잡았나.

= '보물섬'은 인간의 욕망과 야망이 얽히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아주 치밀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각자의 '보물섬'을 향한 여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야망과 복수심으로 몸부림치는 동주의 모습을 그려내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연기했던 인물들과 동주는 결이 전혀 다른 캐릭터였고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계산하고 움직이는 입체적인 면이 특히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다양한 색을 지닌 인물이기에 동주를 통해 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Q. 서동주를 연기하기 위해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해 나갔나.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동주는 대산그룹 일가처럼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은 아니지만 '포토 메모리'라는 강력한 무기로 회장님의 신임을 얻고 비서실장 자리까지 올라간 인물입니다. 대산만을 위해 헌신하며 회장의 총애를 받게 되지만 그로 인해 대산가의 다른 인물들로부터 끊임없는 견제를 받게 되죠. 겉으로는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지만 오히려 그 자신감 때문에 실패와 배신을 반복해서 겪기도 합니다. 동주라는 인물을 처음 마주했을 때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어떻게든 대산에서 살아남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기 위한 동주의 거칠고 고단한 삶을 어떻게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이 고심했던 것 같습니다.

Q. 박형식과 서동주가 닮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 동주는 겉으로는 흔들림 없이 강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상처에 머무르기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점에서 저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한 번 내린 결정에 대해 책임지고 후회 없이 끝까지 가려는 성향이 있어서 그런 면에서 동주에게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Q. 촬영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남해로 바다 촬영을 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봤던 기억이 나요. 촬영 중에도 이 멋진 배경이 드라마에 어떻게 담길지 기대가 컸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Q. 서동주는 사랑했던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총격으로 바다에 빠지고, 물고문까지 겪으며, 결국 누나까지 잃는 등 굉장히 극한의 감정을 소화해야 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그래서였는지 아무리 먹어도 계속 살이 빠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동주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사람이 현실에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존재한다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촬영 막바지에는 허준호 선배님께서 "애 피골이 상접했네. 형식아, 작품 끝나면 몇 달 여행 다녀와서 푹 쉬어라"라고 말씀하셨죠. 하하.

Q. 결국 염장선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멋지게 복수를 완성한 서동주의 엔딩에 여운이 깊다. 결말은 예상했던 방향이었는지, 그리고 서동주의 마지막 신을 연기할 때의 감회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 동주를 잘 떠나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홀가분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동주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요트 위 동주의 엔딩 신이 실제로도 '보물섬'의 마지막 촬영 날이기도 했습니다. "컷!" 소리와 함께 모두가 고생했다고 인사를 나누고 감독님을 비롯한 배우, 스태프분들과 함께 그동안의 일들을 되새기듯 노을을 바라보며 서 있었던 그 순간의 정적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Q. '보물섬'은 박형식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이자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보인다. 기존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박형식의 재발견'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서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다면.

= 제가 이렇게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사람인지 처음 알았어요. 지금 돌이켜봐도 어떻게 해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지만 '보물섬' 팀의 에너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드린 모습도 결국 제 안에 있던 부분이고 그걸 꺼내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Q. '보물섬'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린다.

= 모든 시청자분께서 각자의 '보물섬'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 친구, 동료들이 언제나 그 '보물섬'보다 먼저이길 바랍니다. 그동안 '보물섬'을 사랑해 주시고, 서동주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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