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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유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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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
계속된 부진에도 애써 말을 아끼던 이승엽 감독도 끝내 할 말을 잃었다. 두산 베어스의 강속구 유망주 김유성(23)이 2군으로 가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다.
이승엽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우리가 다음 주중 경기가 없다. 금요일 경기(18일)부터 1선발이 들어갈 수 있어서 (김)유성이가 등판할 일이 없다. 그래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두산은 투수 김유성과 이병헌, 외야수 추재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그 빈자리에는 투수 최준호, 내야수 김동준, 외야수 전다민이 올라와 자리를 채웠다. 이병헌은 8경기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 중이었고, 추재현은 전날(12일) 수비 도중 허리에 통증이 있었다. 이 감독은 "(이)병헌이는 투구 밸런스가 안 맞고 자신감이 떨어져 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추)재현이는 어제(12일) 다이빙 캐치를 하는 과정에서 허리에 통증이 있었다. 원래 갖고 있던 부상이라고 한다. 내일(14일) 검진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유성은 말소 이유에 대한 뉘앙스가 조금 달랐다. 이승엽 감독은 12일 잠실 LG전 김유성의 선발 등판을 앞두고도 "(김)유성이는 스트라이크 비율만 높아진다면 아주 훌륭한 선수다. 타자와 싸우기 전에 본인과 싸움에서 지니까 자꾸 상대와 싸워보지도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얼마만큼 본인의 공을 마운드에서 주눅 들지 않고 던지느냐가 포인트다. 지금 스트라이크 비율로는 가지고 있는 구위를 100% 발휘하지 못한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던지다 보면 달라질 수 있을 텐데, 나는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을 심어주려 한다"고 힘을 실어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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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유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
김유성은 12일 경기에서 3⅔이닝 3피안타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1회부터 30개의 공을 던지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4회에는 문보경에게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 놓고도 아웃을 잡지 못했다. 뒤이어 오지환, 문성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박동원을 맞히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하는 데도 실패했다. 그러면서 시즌 성적은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9.90이 됐다. 10이닝 동안 내준 볼넷이 9개였다.
이어지는 말에도 뼈가 있었다. 어린 투수들에게 전반적으로 당부하는 이야기였지만, 김유성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곽빈이 돌아올 때까지 젊은 투수들의 힘이 필요하다. 베테랑들의 힘도 필요하지만, 젊은 선수들도 조금 더 마음을 강하게 먹었으면 좋겠다. 어려도 못 던져도 된다는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빠른 구속과 강력한 구위로 5선발로 낙점받았던 개막전 때와 또 다른 상황이다. 김유성은 김해삼성초-내동중-김해고 졸업 후 고려대 재학 중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9번으로 두산에 지명된 우투우타 유망주다.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주 무기로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가 매력적이라는 평가지만, 계속해서 제구가 문제됐다. 프로 3년 차를 맞이했으나, 2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7.71, 44⅓이닝 51사사구(45볼넷 6몸에 맞는 볼) 46탈삼진으로 장단점이 뚜렷했다. 올해 두산 마운드가 곽빈의 부상, 흔들리는 외국인 원투펀치로 인해 위태로운 가운데, 김유성이 퓨처스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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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유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