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가 와도 못 칠 것 같았다" 11K 고영표 '신들린 체인지업' 향한 최원준의 찬사

광주=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4.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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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투수 고영표. /사진=KT 위즈 제공

'결승 홈런의 주인공' KIA 타이거즈의 최원준(28)이 KT 위즈 선발 고영표(34)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KT는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이날 KT의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고영표는 매우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KIA 타선을 잠재웠다.

고영표는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몸에 맞는 볼 1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99개. 그야말로 고영표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이 제대로 통했다. 총 99개 중 체인지업을 54개나 섞어 던졌는데, KIA 타자들이 좀처럼 배트에 쉽게 맞히지 못했다. 마치 신들린 듯한 '마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영표가 이날 기록한 11탈삼진은 그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다. 고영표는 지난 2018년 5월 24일 광주 KIA전과 2021년 10월 28일 수원 NC전에서 두 차례 11탈삼진 경기를 펼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개인 통산 세 번째로 11탈삼진 경기를 완성했다.

비록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고영표의 투구는 상대 팀이 보기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KIA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상대 선발 투수(고영표)의 구위가 좋아 쉽지 않은 경기였다"고 인정했다.

직접 고영표를 상대한 타자는 어땠을까. 결승 홈런의 주인공 최원준은 "사실 제가 (고)영표 형이 공을 많이 치기도 했고, 보기도 했는데 오늘은 좀 뭐라고 해야 하지"라며 잠시 말을 줄였다.

이어 그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라고 전제한 뒤 "오타니(31·LA 다저스)가 와도 못 칠 것 같다는 이런 느낌이 좀 들었다. 제가 (야구하면서) 이렇게 느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오늘은 진짜 너무나 완벽했던 것 같다"면서 찬사를 보냈다. 상대 팀의 타자였지만, 적으로 만난 팀의 투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 최원준의 인성도 빛났다.

고영표는 이날 경기까지 포함, 올 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 중이다. 총 23⅔이닝 동안 21피안타(1피홈런) 5볼넷 32탈삼진 6실점(6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0, 피안타율 0.239의 세부 성적을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3차례 성공. 지난해 성적과 비교하면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이다. 고영표는 지난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로 흔들렸다. 과연 고영표가 올 시즌 내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KT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