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2루타' 이젠 일상이다, '무안타+3삼진' 다음날 멀티히트 폭발! 161㎞ 광속구도 소용 없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2루타는 이제 일상적인 기록이 됐다. 전날 부진을 딛고 장타를 터트리며 득점에 기여했다.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조용한 모습이었다. 좌완 헤수스 루자르도를 상대한 이정후는 1회초 2사 후 경기에 나섰으나, 4구째 높은 패스트볼에 1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 0-2로 뒤지던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섰는데, 이번에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스위퍼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하지만 세 번째 기회에서는 결국 안타를 신고했다. 6회초 1사 후 들어선 이정후는 루자르도의 초구 가운데 시속 83.7마일 스위퍼를 받아쳤다. 타구는 1루수 브라이스 하퍼 옆을 뚫고 지나가는 안타가 됐다. 타구 속도는 95.7마일(약 154km)로 하드 히트에 걸치는 정도였지만, 코스를 제대로 타고 가면서 이정후는 2루에 안착했다.

다음 타자 맷 채프먼의 볼넷까지 나오면서 결국 선발 루자르도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오리온 커커링이 폭투를 저지르며 2, 3루가 됐고, 윌머 플로레스의 유격수 땅볼 때 이정후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샌프란시스코는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정후(오른쪽). /AFPBBNews=뉴스1

8회에는 본인이 해결사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와 윌리 아다메스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강속구 좌완 호세 알바라도를 상대한 그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이 볼 판정을 받는 행운을 얻었다. 결국 풀카운트까지 간 그는 8구째 시속 100마일(약 161㎞)의 싱커를 공략, 1-2간을 가르는 안타를 기록했다.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볼이었지만, 이정후는 자신의 콘택트 능력을 십분 발휘해 안타를 만들었다. 그 사이 라모스가 홈으로 들어오며 샌프란시스코는 4-6으로 추격했다.

이날 이정후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17경기에서 타율 0.333(63타수 21안타), 3홈런 7타점 17득점, 출루율 0.400 장타율 0.651, OPS 1.051이 됐다. 2루타는 9개로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이정후에게 2루타는 일상적인 기록이 됐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앞서 전날(15일) 경기에서는 침묵을 지켰던 이정후였다. 그는 같은 상대를 만나 5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후 2회에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5회와 7회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고, 9회 내야 땅볼로 경기를 마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정후가 삼진 3개를 당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또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마감됐다. 뉴욕 양키스 원정 3연전에서 홈런 3방을 터트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필라델피아 첫 경기에서 흔들리고 만 것이다.

한편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4-6으로 패배했다. 필라델피아는 2회말 J.T 리얼무토의 솔로포 등으로 2점을 선취했으나, 샌프란시스코는 4회초 케이시 슈미트의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정후의 득점으로 6회 3-2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6회말 곧바로 리얼무토와 알렉 봄의 적시타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7회에는 브라이스 하퍼가 3볼 0스트라이크에서 과감히 배트를 내밀어 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8회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갔으나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