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보셨잖아요" ERA 8.31 외인→6이닝 노히트 KKKKKKKKK 환상투, 우승 포수는 어떻게 확신했나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4.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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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 에르난데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 에르난데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엘리는 분명 더 잘할 겁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0)가 부진에 빠졌을 때도 안방마님이자 파트너 박동원(35·이상 LG 트윈스)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 확신은 나흘 뒤 현실로 나타났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가을 LG를 플레이오프까지 이끌면서 재계약에 성공, 올 시즌 많은 기대를 받았다. KT 위즈와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전 경기 출장하고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서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1선발로서 기대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시작이 좋지 않았다. 개막 후 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31, 13이닝 8사사구(7볼넷 1몸에 맞는 볼) 13탈삼진으로 고전했고, 승승장구하던 LG 선발진의 유일한 걱정거리로 남았다.

박동원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 11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만난 박동원은 에르난데스의 부진에 대한 물음에 "지난해에 보셨잖아요"라고 미소와 함께 반문했다.

피칭 메커니즘적인 문제가 아닌 심리적인 부분으로 인한 일시적인 부진으로 봤다. 박동원은 "엘리는 지금보다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다. 전보다 익스텐션이 조금 길어졌다. 익스텐션이 길어지면 타자에게는 공을 더 가까이 와서 던지게 되는데 이것도 이유는 될 수 있다. 또 다른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 던지니까 더 잘하려다가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속으로 많이 힘들 텐데 겉으로 티를 전혀 안 내서 더 마음이 아프다. 너무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고 답했다.


LG 박동원.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박동원.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렇기에 계속된 부진에도 반등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믿음을 끊임없이 주입시키며 에르난데스를 안정시켰다. 박동원은 "엘리랑도 이야기해봤는데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느낀 대로 다 말해줬다. '우리가 다 잘 던질 수는 없다'고. '너는 실력을 입증한 선수니까 무조건 믿고 있다. 기다리면 된다. 조급해하지 말자. 아직 스물일곱 번을 더 던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도 엘리가 27번을 더 던지면 이렇게 부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팀원들의 굳건한 믿음 속에 투수코치 및 전력 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에르난데스는 시즌 4번째 경기 만에 환상적인 투구를 보였다.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에르난데스는 6회초 2사까지 퍼펙트를 이어가면서 6이닝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노히트 피칭을 해냈다. 이재현을 맞히며 퍼펙트는 깨졌지만, 후속 타자 김성윤을 초구에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노히트 가능성은 살렸다.

직구 36구, 커브 21구, 슬라이더 10구, 체인지업 8구, 싱커 4구 등 총 79개의 공을 던지면서 최고 구속은 시속 151㎞까지 나왔다. 에르난데스는 미국에서도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중용되던 선수였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터까지 KBO 리그에서 물오른 모습을 보였고 이날은 체인지업까지 변화가 좋았다. 그 결과 삼성 타자들로부터 13번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특히 직구의 구위가 환상적이었다. 대표적인 장면이 5회초 김헌곤의 타석으로, 김헌곤이 에르난데스의 직구를 제대로 맞췄음에도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밖에 가지 못했다. 삼성 타자들도 에르난데스가 던지는 위치를 몇 차례 예측하는 등 분석 또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직구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배터 박스 앞에서까지 그 힘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예상 히팅 포인트보다 위쪽으로 공이 스쳐 지나갔다.

빠른 공과 변화무쌍 변화구에 당한 삼성 타자들은 9회 끝까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끝내 LG에 팀 노히트와 0-3 패배를 겪었다. 그러면서 LG는 KBO 4번째 팀 노히트에 성공했다. 2014년 10월 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LG가 해낸 것이 최초로, 2022년 4월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SSG 랜더스, 2023년 8월 6일 사직 SSG전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차례로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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