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포수가 계약 3년차에도 홈런·타점 TOP3→OPS 단독 1위라니... 65억이 안 아깝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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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동원이 2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동원이 2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65억 원이 이토록 합리적으로 보일 수가 없다. LG 트윈스가 3년 전 FA 영입한 포수 박동원(35)이 계약 3년 차에도 리그 톱클래스의 타격을 보여주며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LG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2-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4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선두 LG는 16승 3패로 2위 KT 위즈(10승 1무 8패)와 격차를 5.5경기로 벌렸다.


7번 타자 및 포수로 선발 출장한 박동원은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0-2로 지고 있는 2회말 동점 투런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3득점을 올리면서 하위타선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 후 박동원의 시즌 성적은 놀랍기만 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체력안배 차 결장하고 있음에도 19경기 타율 0.375(68타수 21안타) 5홈런 16타점 15득점, 출루율 0.485 장타율 0.696 OPS(출루율+장타율) 1.181을 기록 중이다. 홈런 공동 2위, 타점 단독 3위, OPS 단독 1위로, 그의 포지션이 체력 소모가 심한 포수임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활약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은 "너무 행복한 하루다. 우리 선수들이 초반에 점수를 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아 우리 LG 트윈스 선수들 모두 잘했고 고생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멀티 홈런의 상대는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최원태였다. 2023년 박동원이 FA로 LG에 합류하고 몇 개월 뒤 최원태도 트레이드로 또 한 번 한솥밥을 먹은, 깊은 인연이다. 최원태는 LG에서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뒤 2024시즌 종료 후 FA로 다시 삼성으로 향했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동원이 2회말 2사 1루에서 삼성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동점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동원이 2회말 2사 1루에서 삼성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동점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박동원은 "(최)원태와 함께했던 정이 있다. 하지만 결국은 상대 팀이고 첫날 전화도 했는데 나한테 홈런 맞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내가 공을 받아본 투수들은 아닌 투수보다 상대하기 조금 편한 부분이 있다. 그 투수의 공을 알고 특히 원태와 함께했던 시간이 길기 때문에 도움이 됐다. 왠지 직구와 슬라이더 둘 중 하나를 던질 것 같았고 그걸 노렸다"고 말했다.

6회말 1사 만루에서는 또 한 번 홈런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3B0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빠지는 공을 건드려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에 박동원은 "못 치고 많이 실망스러웠다. 결과보다 내가 욕심내서 볼을 친 게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안 쳤으면 또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고 자책했다.

포수로서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날(15일)에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김진성-박명근-장현식의 공을 받으며 KBO 역대 4번째 팀 노히터를 해냈다. 그뿐 아니라 올 시즌 LG 마운드를 잘 이끌면서 선두 질주에도 큰 공을 세우고 있다.

박동원은 "2홈런보다 노히트가 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구단에 부탁해 그 경기 기록지를 달라고 했다. 집에 액자로 전시해두려 한다. 외국에서 팀 노히트를 하면 포수와 투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건 몰랐는데 단체 촬영을 해봐야겠다"고 관심을 보였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동원이 5회말 무사 1,2루에서 좌중월 3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동원이 5회말 무사 1,2루에서 좌중월 3점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러면서 "아직 너무 이르지만, 가끔 우리끼리 2023년 우승할 때보다 올해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한다. 분위기도 훨씬 좋고 성적도 좋다. 장난으로 지금 기세면 뉴욕 양키스도 이길 수 있겠다고 농담한 적도 있다. LA 다저스는 아니다. 양키스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지금 우리 팀 분위기가 단단하고 좋다는 뜻"이라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한국시리즈 우승 2연패에 도전했다 실패한 지난해 경험이 있는 만큼, 절대 방심은 없다. 박동원 역시 2023년 합류 후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 2년 연속 20홈런으로 최고의 FA 중 하나로 불리지만, 자신이 시즌 내내 지금같이 않을 거란 걸 안다.

박동원은 "지난해 선수들이 아주 힘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지난해 실수한 부분은 최대한 안 하려고 많이 준비했고 후배들도 잘 이끌어 가려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런데 후배들이 너무 착해서 주장단이 '이렇게 하자'고 하면 또 잘 따라온다. 팀워크가 너무 좋고 잘하는 비결이 거기에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내가 지금은 팀에 좋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6개월 내내 이 성적을 낼 순 없다. 내가 힘들어질 땐 다른 선수가 분명히 잘해서 도와줄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 LG 트윈스의 팀워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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