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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성빈(가운데)이 16일 키움전에서 1회말 홈스틸을 성공하고 있다. |
1회부터 선발 찰리 반즈에게 큰 힘을 주며 승리의 분위기를 가져온 황성빈(28·롯데 자이언츠)의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 정작 본인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몸에 익은대로, 본능적으로 상대의 빈틈을 찌르는 명품 스틸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황성빈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2도루로 맹활약하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롯데는 10승 10패 1무를 기록, 삼성 라이온즈(10승 10패)와 나란히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지난 9일까지 9위로 처져 있던 롯데의 놀라운 반등이다.
1회말 황성빈의 주루가 이날 경기의 분위기를 좌우했다. 황성빈과 전민재가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나승엽이 삼진, 빅터 레이예스가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흐름이 끊길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마성의 황성빈'이 분위기를 다시 전환시켰다. 전준우의 타석에서 키움 배터리가 1루심에게 체크 스윙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사이 황성빈이 빠른 발로 3루를 훔쳤다. 더 놀라운 장면이 곧바로 나왔다. 황성빈은 키움 선발 하영민이 1루 주자 전민재를 견제하며 시선이 쏠린 틈을 파고들어 홈을 파고 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키움 1루수 루벤 카디네스가 홈에 공을 뿌렸지만 악송구가 나오며 황성빈은 팀에 선제 득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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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빈이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경기 후 만난 황성빈은 1회 주루에 대해 "계획된 상황은 아니었다. 몸이 먼저 반응했는데 3루에 갈 땐 포수가 체크스윙 여부를 오래 물어봤고 3루수도 굉장히 베이스에서 떨어져서 수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홈스틸은 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카디네스 선수가 태그를 상당히 오랫동안 하고 있었다. 제가 3루에 있었는데 그 부분을 놓치지 않고 플레이해서 초반에 선취점을 뽑은 것 같다"며 "그냥 기회가 생겨서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각을 재고 있었고 몸이 언제든지 뛸 수 있게 준비를 해놓은 상태에서 한 동작만 더 그대로 있으면 시도를 하겠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저도 몸이 반응한 것이라서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SSG 랜더스전에서 1루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엄지를 다쳤고 퓨처스에서 재활을 거쳐 다시 복귀했지만 주루나 수비 과정에서도 주저함이 없는 플레이를 연일 펼치고 있다.
열흘이나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벌써 6도루로 이 부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도루 실패는 단 하나. 타율도 0.348(46타수 16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황성빈은 "멀리 치는 역할도 있고 저처럼 뛰어야 되는 역할도 있다"며 "제가 해야 되는 부분이고 누군가는 해야 한다. 그래서 맡은 역할을 조금 더 잘할 수 있도록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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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빈이 3회 안타를 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