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삼진' 반즈 11K 명품 투구→롯데 4위 점프, 비결은 영상에 있었다

부산=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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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반즈가 16일 키움전 역투를 펼치고 있다.
롯데 반즈가 16일 키움전 역투를 펼치고 있다.
찰리 반즈(30·롯데 자이언츠)의 슬라이더에 키움 히어로즈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허공을 갈랐다. 공격적 투구를 펼쳤고 그 끝은 언제나 슬라이더였다. 우리가 알던 반즈의 모습으로 완벽히 돌아왔다.

반즈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0구를 던져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2실점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10승 10패 1무, 삼성 라이온즈(10승 10패)와 동률을 이루며 공동 4위까지 올라섰다. 지난 9일까지 9위에 처져 있던 롯데의 상승세가 무섭다.

개막 후 3경기에서 3연패에 빠졌던 반즈는 지난 10일 KIA전(5이닝 3실점)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특히 이날은 완벽한 투구로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날 반즈는 최고 시속 145㎞, 평균 143㎞ 포심 패스트볼을 37구, 최고 144㎞, 평균 140㎞ 투심 패스트볼을 8구, 체인지업(평균 130㎞)을 14구 던졌으나 결정적이었던 건 31구를 뿌린 슬라이더(최고 144㎞, 평균 131㎞)였다.


반즈(가운데)가 승리 후 두 자녀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반즈(가운데)가 승리 후 두 자녀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반즈는 2회 루벤 카디네스에게 볼넷, 박주홍에게 포심을 공략당해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슬라이더로 완벽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야시엘 푸이그에게 체인지업과 포심으로 볼카운트 1-2를 만든 반즈는 몸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신인 어준서에겐 슬라이더만 던져 3구 삼진을 이끌어냈다. 김건희에게도 4구 연속 체인지업을 던져 2-2를 만든 뒤 몸쪽으로 꺾여 들어오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KKK로 이닝을 마쳤다.

5회 투구도 감탄을 자아냈다. 2회와 같이 푸이그, 어준서, 김건희를 다시 한번 KKK로 막아냈다. 이번에도 여지 없이 결정구는 슬라이더였다.

투구수가 많아진 7회가 다소 아쉬웠다. 선두 타자 카디네스에게 직구를 공략당해 3루타를 맞았고 어준서에겐 포심, 김건희에겐 체인지업에 안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그러나 2사 2루에서 전태현에게 다시 한번 슬라이더를 통해 삼진을 잡아내며 마지막 위기에서 벗어났다.

경기를 마친 반즈는 취재진과 만나 "경기력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특히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은 게 굉장히 만족스럽고 경기 전체적으로 잘 이어갔다"며 2회 장면에 대해선 "무실점으로 지나가서 너무나도 기뻤다. 그때부터 원하는 투구가 이어져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반즈가 4시즌 동안 롯데의 선택을 받은 이유이기도 한 슬라이더가 발군이었다. 앞선 4차례 등판에서 실망스러운 투구로 1승 3패에 그쳤던 반즈지만 이날은 슬라이더를 앞세워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11개의 탈삼진의 결정구가 모두 슬라이더였다. 크게 벗어나는 것 같은 공에도 키움 타자들은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그만큼 타자들에겐 공략이 쉽지 않은 공이었다.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반즈. /사진=안호근 기자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반즈. /사진=안호근 기자
반즈는 "따로 변화를 준 것보다는 먼저 좋은 투구를 하다보니까 오히려 슬라이더를 던졌을 때 (방망이가) 끌려나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판을 깔았다고 생각한다"며 "우타자 상대로 쓰는 것도 잘 먹히는 것 같고 그러다 보면 상대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좌타자를 상대로 보였던 약점도 어느 정도 지워냈다. 반즈는 "다른 부분에서 발전을 시킨다기 보다는 오늘은 투구 자체가 지난 경기보다 더 좋았기 때문에 그 모습만 이어가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철저한 분석도 큰 힘이 됐다. 반즈는 "지난 경기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오늘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면서 시작했던 것이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졌다"며 "지난 경기 때 중계에 측면 영상 촬영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평소에도 영상 분석을 매 경기 하고 있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모든 경기를 코치님과 함께 확인한다. 지난 경기와 다르게 큰 변화를 준 것은 없지만 영상 피드백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스로서 책임감도 나타냈다. 반즈는 "시즌 초반 팀 분위기가 좋다. 다음 경기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을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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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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