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⅔이닝 3볼넷 강판' 삼성 배찬승, 아찔했던 LG 첫 경험에도 한없이 담담했다 "확실히 강팀이네요"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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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배찬승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삼성 배찬승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 신인 배찬승(19)이 막강한 LG 트윈스 타선을 상대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배찬승은 대구옥산초-협성경복중-대구고를 졸업하고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좌완 투수다. 대구고 1학년 때부터 안정적인 제구와 변화가 좋은 슬라이더로 일찌감치 주목받았고 차츰 구속을 올리면서 이미 2학년 무렵에는 정현우(19·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혔다. 2학년 시절 2023년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스타상을 수상할 당시, 선정위원회는 "배찬승은 성장세가 눈에 띈다. 고교 1학년 때 시속 132~133㎞를 던졌는데 2학년 때는 148㎞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히 기량이 늘고 있고 공의 회전수와 직구 구위도 좋다.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대구고 시절 배찬승을 두고 아마야구 관계자들이 하는 평가는 한결같다. 제구에는 흔들림이 있을지언정, 배찬승의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과 뛰어난 자기관리와 성실함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2학년부터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력과 3년 내내 큰 부상 없이 많은 이닝(총 133이닝)을 무리 없이 소화한 것이 그 증거다.

프로에 와서도 변함이 없었다. 풀 시즌 체력을 걱정한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지난겨울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 몸무게를 80㎏에서 85㎏까지 늘렸고 직구 최고 구속도 155㎞까지 찍었다. 스프링캠프-시범경기 내내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지난 13일 수원 KT전까지 8경기 평균자책점 1.35를 마크하면서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선두를 다퉜다.

승승장구하던 배찬승에게 첫 위기가 닥쳤다. 최근 압도적인 타격으로 고공행진을 달리는 LG 타선을 만난 것. 그리고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배찬승은 삼성이 0-1로 지고 있는 15일 잠실 LG전 8회말 등판해 ⅓이닝 동안 삼진 없이 2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무너졌다.


대구고 배찬승이 2023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빌딩에서 진행된 글로벌 스포츠·연예 콘텐츠 미디어 스타뉴스 주최 '2023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스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대구고 배찬승이 2023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빌딩에서 진행된 글로벌 스포츠·연예 콘텐츠 미디어 스타뉴스 주최 '2023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스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배찬승이 8회 구원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배찬승이 8회 구원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상대한 다섯 타자가 하나같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타점왕 오스틴 딘을 시작으로 4번타자 문보경, 20홈런 유격수 오지환, 최근 타율 4할까지 이르렀던 문성주에 2년 연속 20홈런의 박동원까지 줄줄이 나왔다. 배찬승은 오스틴에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맞았고 문보경에게는 볼넷, 오지환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1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이때부터 담담하던 배찬승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서렸다. 문성주에게 2연속 볼을 주더니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후부터가 배찬승답지 않았다. 박동원과 박해민에게 볼넷과 폭투를 연거푸 주면서 만루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후속 등판한 이재희가 두 타자에게 모두 삼진을 솎아내며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배찬승의 평균자책점이 1.35에서 3.86으로 상승한 건 불가피했다.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그야말로 데뷔 후 가장 아찔했던 상황. 하지만 하루 뒤인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배찬승은 한없이 담담했다. 배찬승은 "프로가 되면서 이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한 번쯤은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날이 하필 어제(15일)였을 뿐이다. 그래서 등판 후에도 오늘(16일)도 평상시와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중계화면에는 배찬승이 큰 표정 변화 없이 이재희의 등판을 끝까지 지켜보는 모습이 나왔다. 이에 그는 "그러고 내려갔는데 웃고 있을 순 없었다. 그저 무조건 막아달라는 생각으로 지켜봤다"고 답했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배찬승이 8회 구원 등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로 올라가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배찬승이 8회 구원 등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로 올라가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최근 LG 타선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LG가 기록 중인 팀 타율 0.285, 20홈런 114타점, 출루율 0.382 장타율 0.429, OPS(출루율+장타율) 0.811의 타격 성적만 봐도 입증된다. 타율,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모든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배찬승은 "카운트가 몰렸을 때, 주자가 나갔을 때 치는 모습을 보니까 LG가 확실히 강팀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초구부터 주자가 나가고 타이밍이 흐트러지면서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걸 알기에 삼성 박진만 감독도 흔들렸던 신인의 투구를 나무라지 않았다. 데뷔 시즌인 올해 충분한 휴식을 주고 50~60이닝 정도 던지게 하면서 프로 무대 적응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이가 잘 이겨낼 거라 생각한다. 찬승이 자체가 워낙 성격이 담대한 선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고, 구위로도 저만한 선수는 찾기 쉽지 않다. 오히려 앞으로 게임이 더 기대된다. 그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배찬승 역시 "이번 일을 경험 삼아 앞으로는 위기가 찾아와도 내 페이스를 다시 찾아와 타자랑 적극적으로 대결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배찬승이 8회 구원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배찬승이 8회 구원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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