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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황재열 내방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이런 신스틸러가 또 있을까. 캐릭터를 집어삼킨 듯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는 더 이상 '형사 전문' 배우가 아닌 '촌지 선생님', '부패 교사'라는 타이틀로 임팩트를 제대로 터트린 '폭싹 속았수다'의 황재열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 분)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이야기다.
황재열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감독님, 작가님과 작업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드라마가 잘 되고 많은 분께 사랑받게 되면서 나도 거기에 일조하게 됐다는 생각에 영광이었다. 그리고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의 어린 시절 담임 선생님 역을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펼쳤다. 1960대 그 시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열연으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 작품을 통해 '촌지 선생님', '부패 교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황재열은 오히려 기뻐했다. 그동안 영화 '골든 슬럼버', '설계자', 드라마 '열혈사제', '동백꽃 필 무렵', '낭만닥터 김사부' 등에서 여러 차례 형사 역할을 맡은 그는 '형사 전문 배우'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처음에는 형사 전문 배우가 될지도 몰랐고, 하다 보니까 형사 이미지가 잘 어울렸던 거 같다. 물론 더 대단하신 선배님들도 계시지만, 처음에는 '형사 전문 배우'라는 게 싫었다.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고 해서 싫었는데 요즘에는 인물이 다 다르니까 '즐기자'라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촌지 선생님', '부패 교사' 이런 타이틀이 생긴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배우가 욕을 먹는다는 건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보다 더 밉상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황재열은 임상춘 작가와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그는 "'동백꽃' 때 임상춘 작가님이라 해서 이름만 보고 남자분인 줄 알았다. 그래서 추리를 잘 쓴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은 글이 본체다. 본 적은 없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려지는 얼굴은 저희 어머니 같았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리로는 저보다 어리고 예쁘시다고 하더라. 저희 어머니 세대로, 나이가 있으신 작가님들처럼 깊은 감성이 있다. 생각만으로도 신비로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을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의 만남도 그에게는 한계를 깨는 기회가 됐다. 황재열은 "작가님,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감독님은 코멘트나 디렉팅을 주실 때 명확하고 디테일했다. 배우가 내 머릿속의 그림을 표현해줬으면 하는 게 강하다. 너무 명확하다 보니까 여기에서 필요한 건 '이것'이라는 게 확실했다. 저는 능청스럽게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힘들기도 했다. 작가님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원하는 바를 꼭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