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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사진=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
정현은 17일 부산 스포원 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비트로 부산오픈 챌린저대회(총상금 20만 달러) 단식 본선 2회전에서 리투(172위·호주)에게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직전 1회전에서 이겨 6개월 만에 챌린저급 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한 정현은 8강에도 올라 우승 도전을 이어갔다.
경기 후 정현은 대한테니스협회를 통해 "힘든 경기였다. 1세트를 진 상태에서 경기를 뒤집은 것도 오랜만이다.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가 진행됐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잘 풀어서 기쁘다. 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 부산 팬들 앞에서 한 경기 더 할 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역대 최고 기대주였다. 2017년 넥젠파이널스 우승에 이어 2018년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이뤄냈다. 호주오픈 당시 정현은 '레전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까지 꺾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 오른 것은 정현이 최초다.
하지만 정현에게 부상 불운이 찾아왔다. 2018년에는 발바닥과 발목, 2020년에는 허리를 다쳤다. 재활과 복귀를 반복했다. 2023년 6월 윔블던 예선 2회전 탈락 이후 부상으로 인해 1년 넘게 대회에 뛸 수 없었다. 오랫동안 대회 출전 기록이 없어 비활동 선수로 분류되기까지 했다. 올해 전까지만 해도 정현의 세계랭킹은 1104위로 1000위 밖이었다.
다행히 올해 성공적인 복귀를 이뤄냈다. 부상을 거듭하던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벌써 우승도 3차례나 거머쥐었다. 정현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발리대회(M25) 정상에 올라 5년 5개월 만에 국제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분위기를 이어간 정현은 3월 일본니시-도쿄대회(M15) 우승도 따냈다. 또 일본 쓰쿠바대회(M15)까지 제패했다.
ATP 투어가 아닌 하위 투어인 ITF 대회였지만, 정현의 좋은 컨디션을 체크하고,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기회였다. 하지만 ATP 경쟁력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었는데, 이번 부산오픈 상승세로 이를 지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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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정현. /사진=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
그러면서 "체력적으로 조금 더 올라와야 한다. 이번 경기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정신력으로 버티려고 했지만, 이런 부분이 아쉽다. 힘든 상대와 대결하면서 자신감을 갖는 것도 필요한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면서 "마인드 자체는 비슷하다. 샷은 너무 부족하다. 그래도 예전의 경험과 샷은 몸이 기억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경험들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인정했다.
정현은 부산오픈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정현의 부산오픈 챌린저 출전은 이번이 8번째인데, 2015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정현은 "어디까지 다시 올라갈지 저도 궁금하다. 올라가면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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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의 세리머니. /사진=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