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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9회초 대타로 출전했다.
이날 이정후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조던 힉스가 1회부터 5점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6회 2점을 내는 등 추격에 나섰지만 8회말 1실점을 기록했다. 9회초 등판한 좌완 호세 알바라도를 상대로 1사 후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좌중월 홈런을 터트리며 샌프란시스코는 한 점을 따라갔다.
이어 2사 후 포수 샘 허프 타석에서 이정후가 대타로 나왔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그는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시속 100.3마일(약 161.5km) 싱커에 배트를 냈다. 타구는 큰 바운드로 굴러갔고, 유격수를 지나 2루수가 잡았지만 이정후의 발이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정후가 전력질주를 통해 찬스를 만들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다음 타자 크리스티안 코스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결국 그대로 패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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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9회초 필 쿠치 주심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중계화면 갈무리 |
상황은 이랬다. 초구 몸쪽 공을 파울로 걷어낸 이정후는 2구를 볼로 골라냈다. 이어 3구째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들어오는 싱커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후, 이정후는 왼손으로 헬멧을 툭툭 쳤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쿠치 주심이 이정후에게 뭔가를 말했고, 다음 공이 들어온 후에도 한 차례 더 말을 걸었다. 이정후도 뭔가를 말한 후 상황은 소강상태를 보였다.
매체에 따르면 쿠치 심판은 이정후에게 "스트라이크 콜에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투구 직후에 머리를 두드리는 건 판정에 대한 불만처럼 보이니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범경기 기간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를 통한 볼 판정 챌린지 때 타자들이 헬멧을 툭툭 친 행동들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날 3루심이자 조장이었던 댄 벨리노 심판은 "선수들이 머리를 두드리는 걸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행동은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그가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를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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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쿠치 심판이 이같은 민감한 반응을 보인 건 이전에 있었던 일 때문이다. 4회말 샌프란시스코 선발 힉스는 1사 1루에서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4구째 투구를 하려는 순간 타석에 있던 알렉 봄이 타임을 걸었고, 쿠치 심판이 받아줬다. 하필 이 공이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갔고, 힉스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봄이 병살타로 물러났기에 더 이상의 일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후 7회 이닝 종료 후 힉스가 필라델피아 더그아웃을 향해 무언가를 얘기할 때 쿠치 심판이 이를 제지했다. 이런 여러 상황 때문에 갈등이 있었고, 가만히 있던 이정후가 오해를 사서 지적을 들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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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선발 조던 힉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