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안타 확률 87%' 삭제한 환상의 다이빙 캐치! '레전드' 벌랜더도 주먹 쥐고 환호

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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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상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안타 하나를 도둑맞은 셈이 됐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누가봐도 안타인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팀의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 쾌조의 타격 페이스를 보이던 이정후는 이날 타석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1회 첫 타석에서 6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어 3회에는 1루수 땅볼로 아웃됐고, 5회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에는 좌익수의 다이빙 캐치에 안타가 사라졌고, 8회에는 타구 속도 100마일이 넘는 날카로운 타구를 쳤으나 1루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날 5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이 0.355에서 0.333으로 내려왔다. 그래도 내셔널리그 타격 5위, 2루타 1위(10개), 득점 5위(19점), 최다안타 7위(25개), 출루율 16위(0.389) 등 다양한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위치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모두를 놀라게 한 활약을 펼쳤다. 팀이 3-1로 앞서던 6회말, 선두타자 루이스 렌히포가 샌프란시스코 선발 저스틴 벌랜더와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받아친 렌히포는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타구를 향해 달려온 중견수 이정후가 어느새 낙구 지점을 포착, 다이빙 캐치를 시도해 이를 잡아냈다. 안타인 줄 알았던 렌히포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고, '리빙 레전드' 벌랜더는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들어올려 이정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정후의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이정후의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수치를 보면 더욱 놀라게 된다. 렌히포의 타구는 94.9마일(약 152.7km)의 속도로 발사 각도 15도로 비행해 288피트(약 87m)를 날아갔다. 스탯캐스트 수치를 공개하는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타구는 기대 타율(xBA)이 무려 0.870이었다고 한다. 100개 중 87개는 안타가 되는 타구를 이정후가 잡아버린 것이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공식 유튜브 채널은 이정후의 호수비 클립을 올리면서 "엄청난 수비를 해냈다(Jung Hoo Lee Makes Amazing Catch)"고 말했다. 이 영상은 11시간 만에 9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정후의 수비는 미국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글러브로 작년에 입은 부상의 후유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그가 (수비에서) 보여준 전력 질주와 노력은 그를 선수로서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지만 그런 플레이 스타일에는 어느 정도 위험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는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여전히 비슷한 수준의 공격적인 방식으로 수비를 하고 있고 이정후가 필드에서 놀라운 플레이를 하고 있기에 투수진은 분명 그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수비 도중 어깨를 다쳐 시즌아웃이 됐음에도 이정후는 두려움 없이 몸을 날리고 있다. 지난 6일 KNBR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전혀 두려운 건 없다. 구단에서 비시즌 기간 펜스를 더 안전하게 만들어주셨고 워닝트랙도 넓혀주셨다. 고맙게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더 자신있게 수비한다"고 밝혔다.

이정후가 장타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잡아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정후가 장타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잡아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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