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소속팀 없었는데...' 대표팀 맏형 장우진, 감동의 챔피언 등극! 종별탁구선수권대회서 6년 만에 국내무대 정상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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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박규현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박규현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박규현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박규현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한국탁구 새로운 맏형 장우진(29·세아)이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 정상에 올랐다.

장우진은 2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대회 결승전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영건' 박규현(20)에게 3-1(12-10, 11-3, 5-11, 12-10) 승리를 거뒀다.


7-10까지 게임 포인트를 먼저 허용한 뒤 따라붙어 역전에 성공한 첫 게임이 분수령이 됐다. 이후 세 번째 게임을 내주고 4게임에서도 듀스 접전을 벌였으나 장악한 승기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장기인 포어핸드 톱스핀이 요소요소 날카롭게 작렬했다. 4게임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장우진은 바닥에 누워 포효했다.

장우진이 포효한 데는 뒷이야기가 있었다.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인정받았지만, 장우진이 이번 대회 전까지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든 것은 무려 6년 전이었다. 2019년 종합선수권대회 이후 정상에 서지 못했다.

종별선수권 일반부 개인단식 우승도 이번이 처음이다. 조대성, 오준성 같은 후배들에게 고비에서 밀리곤 했던 것도 이유가 됐지만, 대표팀의 빽빽한 일정으로 시합 출전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이전 소속팀과 계약이 해지된 2023년 6월 이후로는 1년 가까이 소속팀도 없이 떠돌았다. 당연히 국내 대회에는 나오지 못했다.


무적의 신분으로 어려움을 겪던 장우진에게 현 대한탁구협회 회장사인 세아그룹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6월 후원계약을 맺어 훈련을 지원한 것이다. 올림픽 이후인 9월에는 세아탁구단이 정식으로 창단됐다. 둥지 없이 떠돌던 남자탁구 에이스 장우진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정영식 감독이 이끄는 세아탁구단의 주전으로 비로소 새 출발할 수 있었다.

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승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승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미래에셋증권의 박규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장우진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미래에셋증권의 박규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장우진을 상대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그리고 약 8개월, 간만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짐없이 출전한 이번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최강자의 위용을 드러낸 장우진이다. 이번 대회 우승은 신생팀인 소속팀에 선물한 첫 우승의 의미도 담고 있다.

결승전 이후 장우진은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고, 국제대회 성적도 좋지 못하고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나 스스로 너무 작아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찾아보자고 다짐했었는데, 그럴 수 있어서 다행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국제대회 일정 등으로 대회를 준비할 시간은 이틀 정도가 다였다는 장우진은 "결승에 오기까지 지다가 역전한 경우가 많았다. 분석 데이터가 많지 않은 선수들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첫 경기부터 질 뻔했다"며 "경기를 하면서 감각을 찾아갔고 결국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국가대표팀 주장 장우진은 다음 달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태극마크를 반납한 선배 이상수(삼성생명)의 부재로 이제는 '맏형'의 책임감까지 떠안고 있다.

장우진은 "늘 막내나 중간이었는데 맏형이 되니까 (이)상수 형이 얼마나 힘 들었을지 알게 됐다. 주장으로서 어떻게 리드해야할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려 한다. 솔선수범한다면 후배들도 믿음을 갖고 따라오지 않을까. 후배들과 함께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박규현을 꺾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세아의 장우진이 26일 오전 강릉아레나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에서 박규현을 꺾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다시 한 번 올림픽, 그리고 소속팀의 후원을 언급했다. 장우진은 "두 번의 올림픽을 실패했다. 파리 이후로는 국가대표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그런 시기에 손을 잡아주시고 다시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신 이태성 회장님, 채문선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지난번 인천 챔피언스 때는 직원들과 함께 직접 응원도 하셨는데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동기부여도 강하게 됐다. 처음 받아보는 도움이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고 싶다. 당장 세계대회도 세계대회지만 28년 LA올림픽을 목표로 모든 생각의 기준을 잡고 있다. 종목도 늘었지만 단식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남자단식 결승에 이어 치러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삼성생명 귀화에이스 주천희(23)가 포스코인터내셔널 에이스 김나영(19)을 3-0(11-3, 11-6, 12-10)으로 꺾고 여자 일반부 개인단식 선수권자가 됐다. 개막 5일차를 맞아 남녀 일반부 단식 우승자를 가린 대회는 이제 남녀 청소년 유망주들의 경쟁으로 2막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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