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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동주(왼쪽)가 26일 대전 KT전에서 승리 후 미소 짓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KT에 2-1, 1점 차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2연패를 탈출한 한화는 16승 13패로 4위에 머물렀다. 반면 전날(25일)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지 못한 KT는 14승 1무 13패로 5위에 위치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원투펀치 간 명승부가 펼쳐졌다. 승자는 영건 문동주였다. 문동주는 총 100구를 던지며 7⅔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피칭으로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과 낙차 큰 포크볼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그에 맞선 체인지업 마스터 고영표의 투구도 명불허전이었다. 고영표는 총 100구를 던져 6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으나, 팀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첫 패(2승)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1.86으로 소폭 상승. 한화 타선 역시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7차례 헛스윙하는 등 고전했으나,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승부처는 3회였다. 3회말 1사에서 심우준이 친 땅볼 타구가 느리게 3루 파울 라인 쪽으로 굴러갔다. 심우준은 빠른 발로 1루에 먼저 도달해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뒤이어 나온 안치홍의 강한 땅볼 타구가 고영표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 안타가 돼 1사 1, 2루가 됐다.
이 한 번의 찬스를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놓치지 않았다. 플로리얼은 2구째 투심패스트볼을 강하게 쳐 바운드가 큰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가 발 빠른 심우준인 것도 선제 득점에 큰 역할을 했다. 4회말 1사 1루에서도 이도윤이 몸쪽으로 들어오는 고영표의 3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몬스터 월 근처까지 보냈다. 2-0을 만드는 1타점 적시 2루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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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동주가 26일 대전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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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플로리얼이 26일 대전 KT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가장 큰 위기였던 8회 1사 1, 3루 역시 100구째임에도 시속 152㎞가 나오는 묵직한 직구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먹힌 타구는 우익수에게 잡혔고 희생플라이 1타점에 KT는 만족해야 했다. 이후 한승혁-김서현으로 이어지는 우완 파이어볼러들이 1⅓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면서 한화는 전날 1-2 석패를 그대로 갚아줬다.
이번 한화와 KT의 맞대결은 리그 최고의 선발 로테이션을 가리는 매치업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으로는 25일 경기까지 KT가 2.84로 리그 1위, 한화가 3.86으로 3위로 격차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한화 선발 로테이션은 KBO리그에서도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선발 9연승 이후 19년 만에 나온 선발 8연승으로 상승 궤도에 올라 자웅을 겨룰 만했다.
기대 이상의 명품 투수전이 펼쳐지고 있는 대전벌이다. 전날도 한화 4선발 엄상백과 돌아온 신인왕 소형준이 모두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1점 차 접전을 벌였다. 엄상백이 6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소형준이 6이닝 1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히나 KT는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의 힘으로 최근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한 뚝심의 팀. 그런 KT를 상대로 선발 로테이션 중 가장 기대가 덜한 엄상백과 문동주조차 QS를 해내면서, 한화는 쉽게 연패에 빠지지 않는 강팀의 모습을 점차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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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엄상백이 25일 대전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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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엄상백이 25일 대전 KT전에서 역투하고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