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61㎝의 기적' 내아안타→투수 실책→1루수 실책으로 2연속 끝내기, '전 KIA 감독' 손짓에 짜릿한 승리

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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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득점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득점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세계 최고의 야구 리그인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는 나온다. 이정후(27)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상대의 연이은 실책 속에 경기를 이겼다.

샌프란시스코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는 전날에도 끝내기로 이긴 바 있다.


지난 12일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부터 무려 17연전이라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한 샌프란시스코는 이 기간을 10승 7패로 무난하게 넘겼다. 시즌 전적 19승 10패(승률 0.655)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이틀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지켰다.

초반부터 두 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텍사스는 1회초 1사 2, 3루에서 마커스 시미언의 좌익수 앞 빗맞은 안타로 2점을 먼저 올렸고, 샌프란시스코는 1회말 곧바로 이정후의 안타 등으로 잡은 만루 기회에서 윌머 플로레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따라갔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4회말 엘리엇 라모스의 안타와 2루 도루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이후 2아웃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코스의 좌전 적시타로 샌프란시스코는 2-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득점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득점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경기는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다 9회말 다시 한번 크게 요동쳤다. 동점 상황에서 텍사스는 마무리 루크 잭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 라모스는 잭슨의 한가운데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냈지만, 빗맞은 땅볼을 치고 말았다. 그런데 맨손으로 타구를 잡은 잭슨이 1루 송구를 했지만 라모스의 발이 더 빨랐다.

이 과정에서 잭슨의 송구가 1루수 제이크 버거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말았다. 라모스는 2루에서 멈추는 듯하다 텍사스 수비진이 후속 플레이를 빠르게 하지 않자 냅다 3루로 달렸다. 여기서 버거의 송구마저 3루수 옆으로 향하면서 라모스는 홈으로 파고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3-2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미국 현지 용어로 '리틀리그 홈런'(타자주자가 실책이 낀 플레이로 홈을 밟는 것)이 나온 것이다.

공식 기록은 라모스의 내아안타와 투수 잭슨, 1루수 버거의 송구 실책으로 나왔다. 한 플레이에 에러가 2개가 겹치는 흔치 않은 상황이 나오면서 샌프란시스코는 행운을 잡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이 타구는 비거리 2피트(약 61㎝)가 나왔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려웠다.

끝내기 주자가 된 라모스는 "원래 1루로만 가려고 했는데, 송구를 보고 2루로 갔다"며 "어떤 상황인지 몰라 2루에 멈췄다"고 말했다. 무사 2루로 끝났을 상황을 만든 건, 전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 한국 팬들에게 알려진 맷 윌리엄스 3루 코치 덕분이었다. 라모스는 "맷이 사인을 보냈다. 그래서 계속 달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발단을 일으켰던 투수 잭슨은 "이건 마치 '레모니 스니켓의 불운한 사건 시리즈'(한국명 '위험한 대결')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잭슨과 버거를 두둔하며 "그 플레이를 시도한 건 아무 문제가 없다. 흔히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득점을 올리자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9회말 끝내기 득점을 올리자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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