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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키움전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를 하고 있는 최준우. |
최준우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삼진, 2회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최준우는 5회초 수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2사에서 전태현이 좌익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는데 최준우는 한 번에 타구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듯 바쁘게 뒷걸음질을 치더니 몸을 던져 타구를 낚아챘다.
통상 외야수들이 가장 잡기 힘들다는 타구가 바로 머리 위로 향하는 타구다. 정면으로 날아오는 타구와 달리 얼마나 더 뻗어갈지, 정확히 어느 지점으로 떨어질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준우는 '더 캐치'로 이닝을 매조졌다.
더 놀라운 건 외야가 낯설기만한 선수라는 점이다. 2018년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한 타자지만 줄곧 내야수로 뛰었다. 가자 많이 기회를 잡았던 것도 2020년 66경기였을 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타자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줬다. 고명준이 1루수, 정준재가 2루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유격수와 3루수엔 박성한과 최정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내야에서 박지환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계획도 있었기에 최준우를 외야로 전향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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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우.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수비에 공백이 생긴 SSG이기에 더욱 반가운 반등이다. 이숭용 감독은 "코치들과 얘기를 했는데 (최)정이가 들어오면 (한)유섬이가 레프트로 가고 (라이언) 맥브룸이 라이트로 가야될 것 같다"며 "맥브룸이 수비 쪽에서는 기대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최정의 복귀가 임박했지만 완벽한 상태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을 더 주기 위해 당분간은 지명타자로 활용할 뜻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코너 외야의 수비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경기 후반이나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에 따라 새로 생긴 최준우라는 옵션이 그 고민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 이 감독은 "상황에 따라서 (최)준우도 페이스가 괜찮으니까 (당시에)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로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될 것 같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야 수업을 받은 최준우에게 최지훈과 오태곤 등 선배들이 조력자로 나섰다. 최준우는 "형들이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다. (최)상민이도 그렇고 외야 기본기부터 꿀팁 같은 것들을 많이 알려주셨다"며 "윤재국 코치님이 워낙 기본기부터 잘 알려주셨고 지금도 항상 수비 위치를 잡아주시는 덕분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험해 본 외야 수비는 내야에 있을 때와는 분명히 타구 판단에서 큰 차이가 있다. 최준우는 "내야에 있을 때에 비해 타구가 많이 휘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좌타자일 때는 더 그렇다"며 "실감하고 나니까 더 심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 게 처음엔 어려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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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준우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기회가 많아지면서 타격감도 좋아지고 있다. 아직 시즌 타율이 0.229(35타수 8안타)에 불과하지만 최근 10경기 외야수로 선발 기회가 잦아지면서 타율도 0.320(25타수 8안타)로 치솟았다.
최준우는 "1군에 올라와서 초반엔 조급한 마음이 커서 공을 확인하고 칠 시간이 없었는데 이젠 생각하는 존도 조금 위로 올렸다"며 "이전엔 낮은 공에 헛스윙이 많았지만 나만의 존을 만들어 더 높게 보고 유인구에 속지 말자는 전략으로 나가니 여유가 생겼다"고 달라진 비결을 설명했다.
올 시즌 반등한 포수 조형우와 외야수 최준우의 든든한 활약에 이숭용 감독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조)형우와 준우를 보면서 또 한 번 제 자신을 좀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선수들을 통해서 제가 계속 더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면서 '더 믿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감독 자리에서는 그게 쉽지가 않은데 더 해야겠구나 싶다. 작년에는 조병현을 보고 많이 느꼈다.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저에게 공부를 시켜준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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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우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