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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
LG 트윈스 염경엽(57) 감독이 루키 김영우(20)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지난해 KBO 신인왕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을 콕 집어 이야기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김영우가 신인답지 않은 배짱과 위력적인 구위로 LG에 있어 없어선 안 될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때 2위권과 6경기 차로 격차를 크게 벌렸던 LG는 최근 선발진의 부상·부진으로 절대 1강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렸다. 최근 7경기 2승 5패로 2위권과 격차도 어느덧 3경기 차로 줄어들었다. 팀 타선도 4월 타율 5위(0.255), OPS 5위(0.679)로 주춤하면서 타격전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급격한 하락세를 타지 않은 데에는 4월 평균자책점 리그 1위(2.66)의 탄탄한 불펜에 있었다. 2위 한화 이글스의 3.20과도 차이가 있는 뒷문은 침체한 LG 분위기가 필요 이상으로 처지지 않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것이 신인 김영우다. 김영우는 29일 경기 전까지 LG 불펜 투수 중 4월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해 11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79, 9⅔이닝 14탈삼진으로 필승조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과 주 무기 커브와 함께 특유의 각이 짧고 빠른 고속 슬라이더와 낙차 큰 포크볼의 숙련도도 나날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그 결과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3.50개로 1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전체 투수 중 전체 3위다.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31)이 14.44개, 또 다른 시속 156㎞ 우완 파이어볼러이자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 루키 정우주(19)가 13.89개로, 두 사람만이 김영우보다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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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
아직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었을 뿐이라는 평도 많았다. 특히 좀처럼 힘이 떨어지지 않는 강속구는 일관적인 평가를 받았다. 고교 최고의 포수로 불렸던 이율예(19·2025 신인 1R 8순위 SSG 지명)의 경우 김택연과 김영우의 직구를 최고로 꼽았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국가대표에 승선해 최근 1라운드 지명 투수들의 공을 잡아본 이율예가 김영우의 공을 받아본 건 지난해 6월 고교-대학 올스타전 한 차례뿐임에도 나온 평가라 더욱 놀랍다. 김영우의 포크볼에 대해서는 흥미를 느낄 정도.
최근 잠실에서 만난 김영우는 "(이)율예가 (6월 당시) 불펜에서 내 공을 받고 엄청 좋다고 말해주긴 했다. 한 번은 내 포크볼을 놓치고 다시 던져달라고 했던 것도 기억난다. 율예가 승부욕이 엄청 있는 편인데, 몇 번 던지면 금방 내 공을 잘 잡아내서 놀랐다. 그런 포수를 만나면 투수로서는 너무 편하고 자신감도 생기고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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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
타고난 재능에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에서의 혹독한 훈련을 통해 부족했던 경험이 채워지자, 임시 마무리 후보로까지 급상승했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염경엽 감독은 "(김)영우가 혹시 좋으면 마무리 자리를 줘서 테스트해 볼 생각이 있다. 마무리는 일단 상대 타자를 힘으로 누를 수 있어야 한다. 영우가 마운드 위에서 배짱도 괜찮은 것 같다. 내 희망은 영우가 김택연처럼 크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부담을 주지 않았다. 김영우는 점수 차가 벌어진 경기, 부담이 없는 타순을 거쳐 차츰 경기 경험을 늘려갔다. 때로는 안타를 맞고 강판당하고 홀드와 승리도 챙기면서 자신의 공을 확신을 가지며 입지를 키웠다. 이제는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던 제구에서도 자신감이 붙는 모습이다.
김영우는 "2월만 해도 유리한 볼카운트 선점을 하기 위해 스트라이크를 넣는 데 가장 먼저 신경 썼다. 감독님도 항상 '안타를 맞는 건 상관없다, 가운데를 보고 자신 있게 던져'라고 하셨다"면서도 "처음에는 그렇게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만 보고 시작했다가 지금은 (박)동원 선배가 리드하는 대로 믿고 던진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마무리 캠프 때부터 연습량을 늘린 후로 점차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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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