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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피트 로즈.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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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
AP 통신은 29일(한국시간)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로즈에 대해 논의했고, 곧 영구제명 철회 요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고 전했다.
지난 196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로즈는 1986년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 몬트리올 엑스포스 등을 거쳐 통산 3562경기에서 타율 0.303, 1만 4053타수 4256안타, 160홈런 1314타점 2165득점 198도루, OPS 0.784를 기록했다.
신시내티 시절에는 조 모건, 자니 벤치 등과 함께 '빅 레드 머신'이라는 강타선을 이루면서 우승반지와 MVP, 올스타 등 온갖 영예를 다 누렸다. 꾸준한 활약 속에 2025시즌 기준 메이저리그 통산 안타, 출전경기, 타석(1만 5890타석), 타수 부문에서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로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영구제명 신세다. 선수생활 막판인 지난 1984년 신시내티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통산 5할이 넘는 승률(0.525)을 기록하며 지도자로 자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1989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끝에 로즈가 자신의 팀 경기 결과를 두고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그는 같은 해 리그에서 영구제명됐다. 끈질기게 부인하던 승부조작도 2004년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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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로즈. /AFPBBNews=뉴스1 |
이후 로즈는 지난 2022년 찰리 블랙몬(전 콜로라도)이 빅리그 선수 최초로 스포츠도박 업체와 마케팅 계약을 맺자 "난 잘못된 시기에 드러났다. 30년 일찍 나와버렸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사건이 밝혀지자 "글쎄, 1970년대나 1980년대에 통역사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그랬으면 난 처벌을 피했을 것이다(scot-free)"라며 오타니가 자신의 잘못을 떠넘겼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그리고 끝내 로즈는 자신의 명예가 회복되는 걸 보지 못한 채 지난해 9월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MLB 사무국은 로즈의 유가족이나 팬들을 위로하는 말로 논평을 냈지만, 신시내티는 로버트 카스텔리니 구단주 명의로 "로즈만큼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업적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한 차례 시도됐다가 무산된 로즈에 대한 사면은 지난해 말 다시 올라오고 있다. 스포츠매체 ESPN에 따르면 장녀 폰 로즈 등 피트 로즈의 유가족은 지난해 12월 MLB 사무국에 로즈를 영구제명 명단에서 제외시켜달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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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피트 로즈의 사망 후 추모 게시물을 올렸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공식 X 갈무리 |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AP통신에 "2주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는데, 로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며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공개적으로 말한 부분이 있으니, 그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맨프레드는 "지금 로즈를 사면하는 건 보이는 것보다 복잡한 상황이다"라며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음을 밝혔다. 그래도 그는 "로즈의 사면 문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겠다"며 결정이 나오는 대로 받아들일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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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AFPBBNews=뉴스1 |